[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4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4

‘先 5당 회동 後 1대1’ 제안에도 黃 “1대1 먼저”

나경원 “교섭단체만” vs 민주 “고민”… 여지 남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3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회동’과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에 대해 여야 5당 참석 원칙을 다시금 확인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대1 영수회담’을,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고수하고 있다.

국회에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법안 등이 산적해있지만 꽉 막힌 정국을 풀어가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견된다.

◆文 대통령-여야 5당 회동 논의, 4일째 평행선

회담 논의는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대담에서 대북 식량지원 논의 등을 위한 여야 지도부 회담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다음날인 지난 10일 청와대는 여야 5당 지도부와 접촉해 이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대통령과의 1대1회담을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는 이날도 “무조건 여야 대표들이 한꺼번에 모여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청와대가) 저와의 단독 만남을 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청와대도 ‘여야5당 대표 회동’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5당 대표 회동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당 대표 회동인 만큼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비롯한 국정 전반으로 의제를 넓혀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져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의 제안으로 물밑 타진됐던 ‘先 여야5당 대표 회동 後 1대1 회담’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사실상 거부했다. 하더라도 1대1 회담을 먼저 진행해야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작년 3월 당시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비교섭단체와 함께 회동하는 것을 두고 “격에 맞지 않는다”며 불참하다가 5당 회담 이후 단독 회담을 약속 받고 문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런 청와대의 제안에 대해 “그 문제(1:1 회동)를 먼저 풀고 3당 회담 또는 5당 회담을 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출처: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출처: 연합뉴스)

◆‘3당’ 고심 중인 민주… 논의 물꼬트나

여야 원내대표들이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논의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 대변인은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 “현재 추경과 민생현안 등 국회에서 입법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그런 만큼 작년 11월 이후 멈춰버린 여야 5당의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재가동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섭단체로만 진행하자’는 나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는 힘들게 만들어졌다”며 “원칙적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여야 3당 중심의 협의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여야정 협의체가 5당으로 구성돼 출발했는데, 3당 중심으로 운영하자고 하니 그게 고민스럽다”며 “그러면 나머지 두 당은 빼자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바로 (되겠나)”라고 말했다.

또 “국정 운영은 모든 정당이 참여하고, 원내 운영은 교섭단체 중심으로 하자는 문제의식인데, 조금 같이 고민해보자”며 “두 주장이 병립하거나 통합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좋겠다”고 말해 여지를 뒀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을 나경원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을 나경원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평행선 달리는 논의… 속내는

청와대는 ‘5당 참여’ 원칙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겉으로는 다른 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1대1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견차만 확인될 경우 한국당의 투쟁 명분만 키워줄 거라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의 1대1 회담의 경우, 청와대가 특정 정당과 날을 세우는 형세가 돼 부담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단독회담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당은 회담 성사를 계기로 국회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장외투쟁에서 국회로 돌아올 명분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고리로 복귀할 창구를 삼는다는 것이다.

만일 1대1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 해도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이어갈 명분이 되는 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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