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천지일보DB 2019.4.9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천지일보DB 2019.4.9

[천지일보=이솜 기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최근 북한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한 주간 북한 ‘노동신문’과 인터넷 매체인 ‘메아리’ ‘조선의 오늘’ 등을 통해 올 상반기 내 남북 또는 북미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 것이라며 13일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우리 정부에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했고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서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식량지원을 빗대 ‘생색내기를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며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우리 정부에 동족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고 한 것은 식량을 주려면 빨리 줄 것이지 시간만 끌면서 준다고 소문만 내 ‘북한을 약자로 남한을 강자로’ 보이게 하는 구도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사실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문제는 김정은이 4.12 시정연설에서 제재 해제 문제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한동안 사라졌던 이슈”라며 “다시 등장한 것으로 보아 다시 시동을 걸어 보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와의 관계에서도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북러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약속한 만큼 김정은의 군사적 행보가 한동안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었으나 러시아 방문 후 오히려 군사 행보가 늘어난 것은 러시아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태 전 공사는 최근 평양 주민들 사이에 시 주석이 상반년 내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최근에는 없어졌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회담 당시 시 주석이 북중관계설정 70주년인 올해 북한 방문을 약속했지만 시 주석으로서는 미중 무역전쟁 중 방북으로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방북 시점을 미뤘을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해석했다.

태 전 공사는 “상황이 바라던 바로 흘러가지 않으면 북한 내부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희생양을 찾을 가능성이 커져 부서마다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식의 과잉충성을 할 것”이라며 “그러면 김정은도 내부의 흐름에 따라 군사적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는 “결국 올해 상반기 내 미북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대화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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