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만이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육상 8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일본 측의 장애등급 조정 항의로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日 등급 항의에 재조정 돼… 피나는 맹훈련 끝에 생긴 복근이 화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휠체어육상 2관왕에 빛나는 홍석만(35)이 금메달을 박탈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14일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육상 T53등급 800m에서 홍석만은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을 향한 힘찬 출발을 했다. 2위 히로미치 준(일본)과는 무려 5초 차 이상 벌여 여유 있게 골인했다.

하지만 일본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인 홍석만에 대해 등급 이의 신청을 했고, 그 결과 홍석만은 신체검사를 거친 끝에 장애가 덜한 T54 등급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육상 등급 판정위원장이 금메달까지 박탈 결정을 내렸다. 더구나 이 등급 판정위원장이 일본인이란 점에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홍석만은 이미 베이징 대회에서 T53등급을 받고 출전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었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피나는 노력 끝에 생겨난 홍석만의 복근이었다.

T53 등급은 허리를 전혀 사용 못하는 선수들이고, 그보다 장애가 덜한 T54 등급은 하반신 마비는 같지만 허리는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사실 홍석만은 허리사용이 불가능한 장애선수다.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연습하고 맹훈련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복근이 생겼고, 사실 일본의 억지였지만 결국 이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홍석만은 장애등급 조정이 결정된 후 400m에는 출전하지 않았고, 200m T54경기에선 상대 레인을 밟아 실격 당했다.

이제 주종목인 100m 경기가 남아있지만, 허리를 전혀 못 쓰는 홍석만이 허리 사용이 가능한 T54 선수들과 경기를 치러야 하는 악조건이라 메달 전망이 밝지 않다.

홍석만은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대회조직위는 이미 2위 히로미치 준을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려놨고, 홍석만에겐 금메달 회수를 요청한 상태다.

과연 이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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