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영변 핵시설 방문 요청해놨다"
베이징 경유 고려항공편으로 오늘 방북

(베이징=연합뉴스)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16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향했다.

리처드슨 주지사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직접 초청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리처드슨 주지사는 수단과 이라크에 특사로 파견되기도 했으며 1990년대에 두 차례 특사자격으로 방북해 당시 억류됐던 미국인 석방을 이끌어냈던 인물이다.

개인자격으로 방북하는 리처드슨 주지사는 미국에서 출발해 이날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고려항공으로 갈아타고 방북 길에 올랐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방북에 앞서 "방북 기간에 북한의 통치자들(rulers)로부터 메시지를 받기를 희망한다"는 기대를 피력했다. 그는 "내 희망은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낮추겠다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 줄 내 메시지는 우리는 평화가 필요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라는 것이고 (북한이) 남한을 존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로 이해될 수 있으면서 그 목표가 (북한의 도발 등의) 강한 행동을 멈추도록 설득하는 그런 대화가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그들이 나를 부를 때는 항상 뭔가 친절한 메시지를 전하려 할 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북 기간에 누구를 만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어 "북한 측에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요청해놓았다"고 공개했다. 그의 이런 제스처는 북한이 최근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전 로스 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 소장 등을 초청해 보여준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다시 한번 확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계관 제1부상을 내세워 리처드슨 주지사를 초청한 것은 이를 매개로 북핵 6자회담 재개 이전에 북미 회담 개최를 시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리처드슨 주지사가 미 정부의 메시지를 갖고 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처드슨 주지사가 북한에서의 논의 내용을 미 행정부에 직접 보고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과 관련, "북미간 접촉을 지지한다"고 다시 확인하면서 "그러나 중국이 그와 관련해 회견할 계획은 없으며 서로 대화를 통해 관심사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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