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중국 부총리가 10일(현지시간) 이틀째 무역협상을 하기 위해 미 워싱턴 미 무역대표부(USTR)에 도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오른쪽)와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류허 중국 부총리가 10일(현지시간) 이틀째 무역협상을 하기 위해 미 워싱턴 미 무역대표부(USTR)에 도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오른쪽)와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중 전면전 땐 양국 성장률 모두 하락”

[천지일보=이솜 기자] 당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끝낼 마지막 협상으로 기대됐던 9∼10일 워싱턴 고위급 협상에서 양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타결이 불발됐다.

양국은 한달가량 추가 협상 기간을 확보했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규모 고율 관세부과를 카드로 압박을 계속하고 중국은 핵심 문제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10일(미 동부시간) 협상 종료 이후 미국과 중국 모두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라면서 향후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상세한 협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추가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상이 열리는 중 2천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린 미국은 향후 나머지 3천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시점을 한 달 후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무역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실제 극적인 협상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는 부분이 근본적인 문제에 있는 만큼 좁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은 미중의 이견은 추가 관세 철폐와 교역 구매에 대한 차이, 무역 합의에 균형 잡힌 문구 등 3가지로 좁힐 수 있다. 

미 주요 언론들은 당국자들의 말을 종합해 양국의 결정적인 갈등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법률개정 요구’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산업 관행을 개선하려면 중국이 법률을 고쳐야 하며 이를 무역 합의에 명문화하기를 요구하지만 중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모두 양국 간 경쟁 관계뿐 아니라 복잡한 국내 정세와 여론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점에서 상황은 점점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여기에 향후 세계 경기에 관한 비관적인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의 경기 악화는 글로벌 경기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도 성장률 하락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최근 2천억 달러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으로 중국이 올해 공식 성장률 목표치인 ‘6∼6.5%’를 달성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관측되며, 미국이 예고한 관세 전면 확대가 실행되면 성장률이 2%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분석 챕터’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호 25%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전면전'을 벌이면 첫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중국이 1.22%포인트, 미국은 0.31%포인트, 전 세계는 0.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임금과 가격 조정, 환율 변동 등의 요인까지 고려할 경우 중국의 타격은 0.57%포인트로 완화되지만, 미국의 경제 손실은 0.49%포인트, 전 세계는 0.2%포인트로 확대될 수 있다고 IMF 보고서는 지적했다.

데이비드 피클링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수치상 아주 크진 않아 미중 지도부가 계속 싸우려 하는 게 놀랍지 않다”면서도 “세계는 양국 갈등이 장기 냉전으로 고착화할 것을 여전히 우려하며 미중이 더는 평화를 원치 않는다면 우리는 앞날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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