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르쿠앵트르 프랑스군 합참의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특수부대원들이 아프리카 브루키파나소에서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프랑스인 2명 등 총 4명을 구출해낸 것과 과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프랑수아 르쿠앵트르 프랑스군 합참의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특수부대원들이 아프리카 브루키파나소에서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프랑스인 2명 등 총 4명을 구출해낸 것과 과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경두 “구출에 감사… 한국인 신원 신속한 파악 요청”

佛 “구출된 4명 인질, 모두 무사하다”
프랑스군 2명 사망… 무장세력 4명 사살·2명 도주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과 미국인 여성에 대해 작전 돌입 때까지도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프랑스 당국이 발표했다. 또 당국은 이들이 무장조직에 28일간 억류돼 있던 사실도 밝혔다.

프랑스군 합참의장인 프랑수아 르쿠앵트르 대장은 10일(현지시간) 국방부 합동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앞서 프랑스군 특수부대는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에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한 무장세력 캠프를 급습해 교전을 벌인 끝에 프랑스인 2명,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을 구출했다.

구출된 한국인은 여성으로, 여행하던 중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과 20여분 통화했다. 정 장관은 파를리 국방장관에게 한국인 인질 구출에 깊이 감사하고 작전 중 사망한 2명의 프랑스 군인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또 구출된 한국인 가족에게 신속히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신원파악을 요청했다.

구출된 사람들의 건강상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피랍자들 모두가 무사하다고 전했다.

프랑스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군은 드론 등 정찰기의 수집정보와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무장세력의 근거지를 특정해 프랑스인 2명이 억류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기습작전을 감행했으나, 작전에 돌입할 당시에도 프랑스인 외의 인질이 더 있는지는 인지하지 못했다.

파를리 국방장관은 브리핑에서 “아무도 그들(억류됐던 한국인과 미국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군은 며칠간 자국인 인질이 있는 무장세력의 캠프를 은밀히 감시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말리에서 암약하는 테러조직 ‘카티바 마시나’ 쪽으로 옮겨질 것으로 판단해 기습 구출 작전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르쿠앵트르 합참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카티바 마시나 쪽으로 인질들이 옮겨지면) 구출 작전을 수행하기가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교전 끝에 무장조직원 4명이 사살됐고, 2명은 도주했다고 말했다.

프랑스군은 2명의 해병 특수부대원을 구출 작전 중 잃었다.

르쿠앵트르 합참의장은 작전 중 산화한 장병들에 대해 말하며 감정에 겨운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그는 “프랑스는 두 아들을 잃었고, 우리는 두 형제를 잃어 너무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미국도 국무부 대변인 논평에서 자국민을 구출한 프랑스에 사의를 표하고, 작전도중 사망한 장병 유족에게 애도를 나타냈다.

이번에 구출된 프랑스인 인질 2명은 지난 1일 부르키나파소와 인접한 베냉의 펜드자리 국립공원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을 안내하던 사파리 여행가이드는 여러 발의 총탄을 맞아 사망한 채로,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부르키나파소는 최근 몇 년간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등의 테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럽 국가들의 옛 식민지였던 사하라사막 이남에서 빈발하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테러가 부르키나파소를 비롯한 베냉, 코트디부아르 등으로 남하해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등은 사하라사막 이남의 유럽을 노리는 이슬람 테러집단에 대한 대테러 활동을 벌이다가 국방비 가중 등으로 부담을 느끼자 아프리카 나라들의 책임 분담을 모색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뒤인 2017년 가을 니제르·부르키나파소·차드·말리·모리타니 5개국을 압박해 병력 5천 명의 아프리카 연합군(G5 사헬 연합군)을 창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연합군에 대한 자금 지급이 지연되고, 5개국의 공조 부실 문제 등으로 연합군 활동이 순탄치 못한 사이 해당 지역의 불안은 더욱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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