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식품류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식품류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남대문시장 상인들 고통 호소

쌀값, 작년 1분기대비 11.6%↑

“수입↓ 장사 접은 집들 많아”

“크게 돈 벌 생각 꿈도 못 꿔”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물가가 올라가는 게 어느 한 품목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다 올라가요. 우리집은 올해부터 국밥 가격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렸어요. 단골 손님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가니 어쩔 수가 없었어요.”

최근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선 이 같은 상인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장에서 40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임진숙(68, 여)씨는 올해부터 국밥 가격을 8000원으로 인상했다. 그는 “품목 두어 개 100원, 200원 올라가는 거야 어떻게든 감당하겠는데 지금 가격이 올라가는 물건이 하나 두개가 아니다 보니 값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식품류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식품류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임씨는 “물가가 올라가는 게 어느 한 품목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다 올라간다”며 “그런데 그 중에서도 쌀값이 너무 올랐다. 3만 5000원에 팔던 걸 이젠 5만 2000원에 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한테 쌀값이 올라가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며 “농부들이 돈을 많이 벌어가는 것도 아닌데 왜 쌀값이 올라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올해 1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생필품 38개 품목 중 21개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올라갔으며, 특히 쌀값의 경우 지난해 동기대비 11.6%나 올랐다. 달걀도 5.6%정도 올랐고, 올해 4월 생활물가지수에서 식품류는 전년 동기대비 1.5%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올라간 물가에 더해 침체된 경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어물전을 운영하는 최배월(77, 여)씨는 “어쩜 이렇게도 경기가 나쁜지 모르겠다. 수입이 너무 없으니까 장사를 접은 집들도 많다”고 했다.

그는 “새벽 4시부터 나와서 장사를 준비하고 하루 종일 팔아봐야 손에 쥐는 건 몇 만원 안 된다”며 “이 돈을 갖고 가겟세도 내야하고 세금도 내야 하는데 너무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쩔 땐 밥 사먹는 돈도 아까워서 라면을 먹는다”며 “장사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식품류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식품류 생활물가지수가 올라가 서민들의 고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또 다른 시장 상인 이순녀(가명, 70, 여, 식당운영)씨도 “시장 사람들의 생활이 너무나 어렵다”며 “지금 경기가 너무 어려우니까 다들 힘들다. 우리집뿐 아니라 우리 앞집이고 옆집이고 다들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사람들은 시장에 와보면 관광객들이 많아서 장사가 잘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며 “다들 구경만 하지 정작 물건을 사가는 사람은 너무 적다”고 푸념했다.

남대문 시장에는 문을 닫은 점포도 보였다. 이 또한 침체된 경기의 영향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었다.

40년째 정육점을 운영해오고 있다는 박숙희(가명, 77, 여)씨는 “경기가 어려우니 요즘 어디 장사가 잘되는 집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밑에 악세서리점도 문을 닫았고 그 뒤에 보석점도 최근에 장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가는 올라가지, 경기는 어렵지, 다른 어느 때보다도 올해가 가장 극심하다”며 “그래서 요즘 장사하는 사람들은 크게 돈 벌 생각은 꿈도 못 꾼다. ‘정말 딱 밥만 굶지 말고 살자’ 이렇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인상된 인건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 가게 밑에 있는 식당은 처음엔 사람을 좀 데려다가 썼는데 인건비가 하도 오르다보니까 이젠 주인 혼자서 일한다”며 “올라간 건 쌀값만이 아니다. 물건 값이건 인건비건 할 것 없이 모든 게 다 비싸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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