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처님오신날’ 올해 조계사에 달린 연등은 얼마치?
[기자수첩] ‘부처님오신날’ 올해 조계사에 달린 연등은 얼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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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9

매년 사찰 장식하는 연등들
위치에 따라 가격 천차만별
3만원~1000여만원에 달해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교계 연중 최대 기념일인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종총본산 조계사를 비롯한 여러 사찰이 연등 달기에 분주하다. 특히 조계사 경내는 빈틈없이 매달린 오색빛깔 찬란한 연등으로 장관을 이뤘다.

9일 오전 이날도 종교·국적·인종·나이에 관계없이 조계사를 찾은 관광객들은 조계사 지붕에 달린 연등을 바라보며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곳곳에서는 소원성취 연등을 달기 위해 아침부터 어김없이 사찰을 찾아온 불자들도 보였다. 그런데 낯 뜨거운 장면이 포착됐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공양 접수’ 안내가 끊이지 않는 것이었다.

공양 접수 안내를 받아보니 소원성취등, 만사형통등, 무병장수등, 극락왕생등 등 갖가지 이름의 연등이 판매됐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은 연등 가격표.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은 연등 가격표. ⓒ천지일보 2019.5.9

가장 저렴한 연등은 3만원이었으며, 고가의 연등은 1000만원에 달했다. 청정도량등과 영가천도등은 3만원, 사천왕등, 무병장수등, 천진불등, 진신사리탑등은 5만원, 회화나무등은 10만원이었다.

4명의 가족끼리 함께 다는 금색 연등은 10만원, 7명의 가족이 함께 다는 연등은 20만원이었다.

연등의 위치에 따라서도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대웅전에 달릴 소원성취등, 신중가피등, 극락왕생등은 20만원, 화엄성중등은 30만원, 108장엄등은 108만원이었으며 극락전에 달릴 지장보살등은 15만원이었다.

그렇다면 조계사만 봤을 때 매년 일회성으로 달리는 연등은 올해 어느 정도의 연등들이 사찰 지붕을 장식했을까.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은 1000만원에 달하는 장엄등.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은 1000만원에 달하는 장엄등. ⓒ천지일보 2019.5.9

기자는 직접 조계사 경내에 있는 연등의 수를 일일이 세어봤다. 그 결과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기본등은 3만여개, 금색등은 45여개, 흰색 극락왕생등은 6000여개, 108장엄등은 270여개, 1000장엄등은 3개로 총 3만 6000개가 넘는 연등이 달렸다.

가격대별로 지붕에 달린 연등 가격을 각각 추산해본 결과 3만원인 기본등은 3억여원, 7만원인 금색등은 315여만원, 20만원인 흰색 극락왕생등은 12억여원, 108만원인 장엄등은 2억 9160여만원, 1000만원에 달하는 장엄등은 3개로 무려 3000만원이었다. 현재 조계사에 달린 연등 금액은 총 17억 9163만 4500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25개 교구(특별교구 제외)본사를 자랑하는 한국 불교 대표 조계종 산하 조계사만 보더라도 18억여원이 드니 각 사찰들을 다 조사하면 그 금액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본 기자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부처님오신날이 지나면 얼마 후 철거될 수만개가 넘는 연등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자는 법정스님의 책 ‘무소유’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富)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종교를 뛰어넘어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큰 어른이었던 법정스님의 정신이 담긴 무소유를 다시금 되새기며 자신들의 무릎을 ‘탁’ 치길 바라본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은 20만원에 달하는 극락왕생등. ⓒ천지일보 2019.5.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은 20만원에 달하는 극락왕생등. ⓒ천지일보 20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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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19-05-09 16:14:41
연등 개당 얼마인지 일괄적이지 않아서 천문학적 숫자가 예상되는데 말이죠. 소원이 정말 이뤄질까요? 그건 본인 몫일 것이고요

정하나 2019-05-09 15:57:41
그나저나 부처님 오신날이 불교계 특수네! 석가탄신일 없었으면 절에서 뭐 먹고 살 뻔했어~~

정하나 2019-05-09 15:55:50
음... 대웅전에 다는 등이 100만원 넘는 것도 있구나~ 우리 어머니도 나 어렸을 적에 연등도 달고 기왓장도 올리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고 생각하고 계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