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전체를 베일로 완전히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 (사진출처: 뉴시스)
몸 전체를 베일로 완전히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 (사진출처: 뉴시스)

MES “종교적 관행이라도 허용 못해”

무슬림계 “이슬람이 아니게 되는 것”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인도에서 이슬람단체의 종교의복 중 하나인 ‘부르카’ 착용에 대한 금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의 한 이슬람 교육 단체는 여성들에게 그들의 기관에서 얼굴을 가리는 의상을 입는 것을 금지했다고 아시아가톨릭뉴스(UCAN)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7일 인도 남부 케랄라 주에 본부를 둔 이슬람교육협회(MES)는 150개 기관의 여성 교사들과 학생들이 얼굴을 포함한 온몸을 덮을 때 쓰는 옷인 부르카를 입으면 안 된다는 내용의 회람을 발표했다.

MES 총재인 파잘 가푸어는 부르카 착용 금지 회람이 발표된 후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 3일 “주류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복장 규정은 현대성이나 종교적인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학회에서는 학교, 대학원, 간호학과 등 전문기관과 같은 교육기관들이 2019~2020 학년부터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해 “학생들이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하고 수업에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람은 스리랑카에서 252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공격에 이어 일부 힌두교 단체들이 부르카 금지를 요구한 이후 논의되기 시작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지난달 29일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하기 시작하면서 보안대책으로 자국 내 여성들이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친 인도 정당인 시브세나는 이달 1일 증폭되는 테러 공포를 강조하며 “정부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스카레나스 주교는 “종교와 신앙이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부르카가 종교의 규범 중 하나라고 생각되면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동시에 종교지도자들도 안보 우려와 비상사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그에 따라 국민들에게 조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종교지도자들이 재량권을 발휘해 국민들에게 복장 규정이 그들의 신앙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슬람 단체들은 MES의 부르카 금지 규정과 부르카를 금지하려는 힌두교인들의 요구에 분노했다.

이슬람 학자인 사마슈타는 MES의 부르카 금지 규정과 관련해 “이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이슬람의 규율에 따라 여성의 신체 부위를 보여서는 안 된다”며 “MES는 여성의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금지하는 회람을 발행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슬람학자인 우마르 파이즈는 “이슬람의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부르카를 금지하는 것이 옷과 음식을 선택하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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