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입국… 대북 식량지원 등 대화 재개방안 모색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미 대화 재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8일 입국했다. 비건 대표가 참석하는 회의에서는 대북 식량지원 등 북미 대화 재개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우리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과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오는 9~10일 중 가질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가 공유되고, 항구적 평화정착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양국 간 공조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또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공동으로 주재하고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 관련 사안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의에서는 식량지원을 포함한 대북 인도지원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 정부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식량·보건의료 사업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UNICEF)에 남북협력기금 800만달러를 공여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국제적 대북제재 압박 기조 속에서 결국 집행되진 못했다.

최근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북한 현지 작황조사에 따르면, 작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000만여명이 식량 부족 상태에 놓여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 식량지원은 북미 대화 재개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미국 내 대북정책 강경론이 일고 있어 한미가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북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한 한·미·일 3국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