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왼쪽)와 개신교계 반대집회. ⓒ천지일보
지난해 7월 1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왼쪽)와 개신교계 반대집회. ⓒ천지일보DB

 

집회 신고 위해 릴레이 줄서기… 몸싸움까지 벌어져
‘동성애 아웃’ 행진… ‘퀴어축제반대’ 특별기도 기간 선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다음달 1일 서울 시내에서 열릴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벌써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평등을 향한 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6월 1일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복장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는 ‘퀴어퍼레이드’는 올해 처음 광화문광장 앞 도로에서 진행된다. 

퀴어축제 주최 측은 매년 행사 때마다 장소 등을 두고 보수단체와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다. 퀴어축제 현장에서는 반대 측이 노골적으로 행사를 방해하거나 집회를 여는 등 진행을 막으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집회 신고부터 순탄치 않았다. 주최 측은 광화문광장을 선점하기 위해 3시간마다 한 번씩 교대로 릴레이 밤샘을 이어갔다. 집회 장소를 먼저 신고하기 위해서다. 집회신고를 막기 위한 보수단체 회원들의 방해가 뒤따랐고, 지난달 30일 새벽에는 남대문경찰서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집회신고 1순위 자리를 두고 물리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주최 측의 집회 신고는 마무리 됐지만, 보수 진영의 개신교 단체를 비롯한 보수단체의 반발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미 퀴어축제를 반대하기 위한 움직임은 본격화됐다. 

지난 6일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광장에서 ‘동성애 및 동성혼 반대 행진’을 개최했다. 행진에 참가한 성대환 샬롬선교회 장로는 “종교적인 문제와 더불어 동성애·동성혼은 국가에 백해무익하다”며 “국가에서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우리의 요망사항”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동성애·동성혼 반대와 더불어 다음달 1일에 열릴 예정인 퀴어축제 이전까지 주1회 행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한성총회 회원들이 ‘동성애 및 동성혼 반대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한성총회 회원들이 ‘동성애 및 동성혼 반대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6

아울러 개신교 보수 목회자들이 지원하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는 오는 31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광장 인근 대한문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히 준비위원회는 5월을 한국교회 특별기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기도의 목적은 서울시가 퀴어축제 장소로 서울광장을 승인하지 못하게 막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기 위해서다. 이들은 “퀴어축제가 동성애자의 인권보호와 평등이 아니라 인권과 문화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선정적이고 음란한 공연과 행위들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국민대회에서는 퀴어축제와 마찬가지로 퍼레이드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 축제 당일날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부 서울시청 공무원들은 퀴어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시 공무원 19명은 8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서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에 이용돼야함을 목적으로한다”면서 “하지만 그간 퀴어행사는 그 음란성으로 인하여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전함과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