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 1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 이 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지난 2014년 4월 1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 이 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DB)

인공호흡기 없이 ‘자가 호흡’

한때 ‘사망설’ 등 소문 돌아

병상에서도 영향력은 여전

성매매 의혹, 오점으로 남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며칠 뒤면 심근경색으로 병석에 누운 지 5년을 맞는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밤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응급실에 도착한 직후 심근경색으로 심장이 멎었으나 바로 심폐소생술이 실시돼 호흡과 심장 박동은 살아났다.

다음 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 회장은 입원 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본관 20층 VIP 병동에서 누워 지내고 있다.

이 회장의 병세는 인공호흡기나 특수장비 없이 병상에 누운 상태로 자가 호흡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 ‘사망설’이 도는 등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79년 삼성그룹 부회장에 오르면서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본격 승계를 대비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회장직에 취임한 1987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조원이었다.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총은 304조 6244억원을 기록, 이 회장의 취임 당시보다 300배가 넘는 성장을 이뤘다.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만 놓고 봤을 때도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18년 매출액 243조 8000억원에 영업이익 58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 취임 때 삼성그룹의 매출 17조 40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도 무려 14배나 늘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유력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해 발표한 ‘2018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7위에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프랑스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년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총매출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해외 매출 비중은 86.1%였다.

이 회장이 병상에 누워있지만 존재감은 여전하다. 삼성 이건희·이재용 부자가 올해도 개인 배당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배당총액은 6147억원에 달했다. 가장 배당을 많이 받은 사람은 이 회장이었다. 이 회장의 배당금은 총 4747억원으로 전년(3063억원)보다 55.0% 늘어났다.

또 지난 3월에는 검찰이 이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억원을 약식기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위에 계열사 현황 등 자료를 제출하면서 삼우 등 일부 계열사를 누락해 허위로 작성된 명단을 신고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이 회장은 와병 중에 자택에서 성매매했다는 의혹이 보도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앞서 뉴스타파는 2016년 7월 이 회장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논현동 자택에서 젊은 여성 3~5명에게 성매매 대가로 5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네주는 광경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당시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데 대해 당혹스럽다”며 “이 문제는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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