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쏘아 올린 발사체를 두고 국내외에서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서는 북한이 쏜 기종을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했다가 40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고, 국정원은 지대지로 보고 있으나 자유한국당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규정하고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며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 공세를 가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에서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도발이 아니라 대화를 하자”는 의미라며 향후 대화 재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이 발사한 것이 탄도미사일인지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단거리로 여러 발 발사된 발사체가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데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사 성격 자체보다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모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이러한 발언들은 교착된 북미관계를 고려해 계속적인 대화를 희망하는 미국의 의지로 엿보인다.

지난해 4월 2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를 약속한바 있는 북한이 단순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한 이번 행위 자체는 남북이 합의한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다. 또한 자칫하면 유엔 안보리 결의에도 저촉될 소지가 있다. 그러함에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행위에 대해 도발이 아닌 대화 제스처로 보고, 북미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가 견지하는 입장처럼 북한을 몰아세우기보다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바 대화 국면에서 북한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한미양국에서 보여지는 공통 대응인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행위는 복잡·미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보다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치중했고, 러시아 방문 후 얼마 되지 않아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은 의도적이 아닐 수 없다. 한미양국은 북한의 발사 성격에 대해 식량사정 악화로 인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 요청 압박이거나 도발보다는 대화 재개를 바라는 방향으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진짜 북한의 속셈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야당에서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 실패로 지적하는 마당에 북한의 발사체 발사 행위로 인해 비핵화가 어떻게 전개될는지 장담할 수 없어 현 상황 타개 국면이 묘하게 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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