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반도체 비전 2030’ 성공으로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이 되길
[IT 칼럼] ‘반도체 비전 2030’ 성공으로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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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우리나라의 D램, 낸드플래시 등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3%였다. 수출은 1267억 달러로 한국 전체 수출의 22.1%다. 그러나 연산·논리분석 등 정보를 처리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4.1%였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5%)보다도 뒤진다. 앞으로 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 경제적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의 시장이 더 커지고 전망도 훨씬 더 밝다고 평가된다. 세계 시장 규모면에서도 2017년 기준 비메모리가 2297억 달러로 메모리(1319억 달러)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한국은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이라는 냉소를 듣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확충 등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 5000명을 채용한다.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팹리스 생산 지원 등 상생협력으로 비메모리 생태계를 조성하고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에서도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로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분야에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반도체 설계 회사(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사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15%로, 1위 TSMC(50%)와 격차는 크지만 추격 가능하다.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시장에서 세계 4위다. 1위 퀄컴, 2위 미디어텍인, 3위 애플을 근소하게 추격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의 눈에 해당하는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도 소니(26.1%)에 이어 2위(23.3%)이다.

앞으로 삼성이 투자를 확대하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며, 정부는 정책적 지원 강화, 중소기업과의 협력 등이 뒷받침된다면 선두권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비메모리 분야로 균형 있게 키워 내는 것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에 역성장하는 등 침체일로인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또한 정부도 2030년까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조원을 투입하고 에너지, 안전, 국방, 교통 등과 같은 국책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공공시장에서 24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수요를 발굴해주기로 했다. 민간 주도로 1000억원 규모 팹리스 전용 펀드를 조성해 R&D는 물론 해외 진출, 인수·합병(M&A)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시설과 R&D 투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을 하고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해 학사 인력 총 3400명을 양성하고 석·박사 인력 4700명과 실무인력 8700명을 양성해 2030년까지 고급 전문 반도체인력 1만 7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계획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비하면 투자가 너무 적고 지원책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메모리가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와 노하우 축적이 필요한 장치 산업인 데 반해 비메모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고도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가진 인력이 관건이다. 정부와 학교가 더 많은 창의적인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청년실업의 와중에서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첨단 분야는 인재가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입학정원이 동결된 소프트웨어, 컴퓨터공학이나 반도체 학과를 늘리고 기초 연구개발에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삼성은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에 적합한 비메모리 반도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과의 협업 등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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