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여기 저기 흩어져 버린 우리 역사와 문화의 실체들이 고국으로 얼마나 돌아오고 싶어 하는지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되찾아 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탓일까.

지난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사실상 연내 반환이 확정됐던 의궤와 외규장각이 결국 해를 넘기는 사태가 발생했다.

외규장각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들은 “지금까지 보관하며 관리한 건 우리다”라는 주장을 하며 “이제 와서 돌려줄 수는 없다”고 고개를 내저는가 하면, 일본은 “돌려주기에 이르다”는 반응을 보이며 여야 간 논쟁을 벌여 연내 반환이 무산됐다.

외규장각을 되찾아오기 위한 국내 시민단체의 노력은 벌써 수 해 전부터 진행됐었다. 올해는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시기로 적절했다. 경인년 백호의 해이자 다른 어느 해 보다도 의미 깊었던 해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까지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하는 정부의 노력을 곱게 볼 수만은 없다. 정부가 설령 최선을 다했다고 나온다면, 결과를 보여줘야 할 것 아니냐는 반박을 할 수밖에 없다.

국제기구는 불법 반출된 문화재들을 원래 소유지로 되돌려 줄 것을 결의하는 등 국제적 규제가 강화되기도 하고, 최근 일본이나 프랑스의 동향을 봤을 때 급부상하는 한국의 위상을 간파했는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돌아온 것은 일부일 뿐이다.

독도 문제도 마찬가지다. 독도는 1693년에는 안용복이 일본으로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확인하고 에도막부로부터 서계를 받았으며, 1946년에는 연합국 최고사령관 총사령부지령으로 일본통치권에서 제외됨으로 한국 영토로 확정됐다.

이러한 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독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천숙녀 한민족독도사관 관장의 말처럼 우리 국민들의 생활문화 속에 우리 영토 수호에 대한 정신이 덜 스며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일본의 반응에 일회성으로 그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언급할 수 있는 말이다.

이제는 당당하게 우리 것을 되찾아 와야 할 때다. 아직 늦지 않았으므로,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태도와 지혜로운 대처 능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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