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작가

최근 한 신문사에서 한국경제 차세대 뉴 리더 설문조사에서 이부진은 여성으로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우리는 그녀가 1등을 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등은 삼성가 프리미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등수가 아니다. 가능성이 있고, 미래가 기대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1등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부진 역시 스스로 삼성가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고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늘 삼성가라는 뒷배경보다는 경영능력으로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01년 그녀가 신라호텔 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할 당시 언론이 자신에게 왜 큰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지인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물론 그냥 주위에 보여지는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런 말을 거짓으로 지어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례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결혼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그녀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맏딸이었고, 여성 중에 제일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샐러리맨과 결혼해 화제가 됐다. 그녀는 진심으로 삼성가 프리미엄을 벗고, 그녀가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밑바닥에서 자신의 힘으로 리더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삼성가의 여자들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그녀들에게서 자기계발법을 배운다는 게 애초부터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그런 당신에게 신념을 버리고,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세상엔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 많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게 뒤엉켜 엉뚱한 의견이 탄생하는 것을 자주 목격해왔다.

경제철학자이자 20세기 최고의 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는 “시장에서 특정 자산의 가격은 균형이나 내재적 가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존재하는 편견 위에 존재한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객관적인 현실을 인식하지 못해 기대치를 가지는데 이때 현실과 기대치 사이에 간섭이 발생한다. 사실과 기대가 무분별하게 섞여버린다는 것이다. 파국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오판은 오판을 낳고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제는 가장 합리적인 결정으로 이루어진다는 일반인들의 생각은 모두 틀렸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념에 따른 판단을 하게 되어 있다.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경제 분야에서도 결국 비합리적인 일들이 일어나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얼마나 더 심하겠는가.

삼성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신념은 결국 자신의 관점에 따른 조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물이나 상황을 인식하면서 이미 조작하게 된다. 인간이 가진 조작적 기능은 결국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들은 대부분 비합리적인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나는 재미교포 여성사업가이자 ‘펀(fun) 경영’으로 유명한 미국 의류업체 컷루즈의 진수 테리 부사장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그는 젊은 시절 높은 업무 성과에도 불구하고 임원 승진은커녕 회사에서 해고까지 당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유를 알아보니 “일은 잘하지만 얼굴에 미소도 없고 아무런 재미도 없는 사람이라 직원 누구도 따르려 하지 않는데 어찌 리더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해고된 이유를 뼈저리게 반성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기 부여 전문가이자 강사 중 한 사람이 됐다. 하지만 그런 계기가 있어도 첫 마음을 오래 간직하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미소가 없고 같이 일하기 재미없어 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금방 잊혀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말 자신의 모습을 변화하고 싶다면, 관점을 벗는 게 우선이다.

그녀 역시 상사의 이야기를 듣고, 재미를 찾으며 일을 하겠다는 그 첫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큰 요인은 그녀에겐 고정된 관점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 관념을 가지지 않고 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관점을 벗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녀가 잘못된 관점을 벗을 수 있었던 사건을 하나 소개한다. 여러분도 스스로 관점을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녀가 한국을 떠나기 전엔 한 가지 방법으로밖에 사과를 깎을 줄 몰랐다. 음, 사실 생각해 보면 사과를 깎는 방법은 한 가지뿐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사과를 깎는 것은 껍질이 끊어지지 않도록 예쁘게 사과를 깎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관점을 내려 놓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중국 친구가 부엌에서 사과를 깎는 모습을 보면서다. 그 중국 친구는 껍질을 둥글게 짧게 깎았다.

순간 그녀는 중국 친구에게 다가가 그 방법은 틀렸으니 내가 정답을 알려주겠다고 그녀의 사과 깎는 법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친구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자신의 방법이 맞는 법이라며 옥신각신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부분은 그 다음이다. 이를 지켜보던 미국인 친구가 그들을 보며 크게 웃으며 말하는 것이다.

“아니 사과 껍질을 왜 벗겨 먹느냐? 사과는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 채 먹는 게 가장 좋은데.”
그 순간 그녀는 모든 관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게 누구에겐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스스로 열려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굳게 닫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방식이 옳다고 강조하는 것은 스스로 무지하다고 연설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더 자기계발서를 읽으라고 강조한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관점을 버리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당신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잘못된 관점을 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일단 남들이 말하는 모든 정보를 버리라. 그리고 모든 편견을 버린 상태에서 당신이 판단하고 선택하라. 그게 당신을 위한 진짜 관점이다. 그 관점을 얻는 순간 당신의 삶은 드라마처럼 역동적으로 바뀔 것이다. 삶은 드라마다. 드라마가 별건가? 삶이 자신의 뜻과 다르게 펼쳐질 때, 생은 드라마가 된다.

정작, 드라마의 당사자는 심한 마음고생과 상처뿐인 삶에 고통스러워하지만, 힘들어하는 만큼의 성장과 발전 또한 선물로 주어지게 마련이다. 언제나 결말은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승리하게 된다. 드라마처럼 삶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은 진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