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약 1000년전 로마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간 동방정교회 신자가 대다수인 동유럽 국가 불가리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난민 강경정책을 펴고 있는 불가리아 정부에 선량한 난민들에 문호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5일(현지시간)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불가리아 정부의 초청으로 이틀 일정으로 불가리아에 도착해 공항에서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교황은 뒤이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당신들의 전통에 따라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눈과 마음을 닫지 말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터키와의 국경 274㎞ 구간에 가시철조망 장벽을 설치해 터키에서 넘어오는 난민들의 유입을 차단하는 등 대난민 강경 정책을 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수도 소피아 중심의 ‘알렉산드르 1세’ 광장에서 수천 명의 가톨릭 신자들을 상대로 미사를 집전했다.

뒤이어 불가리아 정교회 최고 행정처인 신성종무원을 방문해 네오피트 총주교와 만나고 소피아의 정교회 사원 '성알렉산드르 넵스키' 대성당을 찾아 기도했다.

하지만 정교회 측은 교황의 대성당 방문 시 어떤 종교적 의식도 거행하길 거부했다.

전체 인구 약 700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고작 0.6%에 불과한 불가리아는 정교회 국가 가운데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꼽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문 이튿날인 6일엔 소피아에서 약 160km 떨어진 중부 도시 라콥스키를 방문해 어린이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또 소피아 외곽의 옛 학교 건물에 차려진 난민 센터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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