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4일 조선중앙통신이 정확한 촬영날짜 없이 보도한 제851군부대 산하 여성 방사포부대의 포사격 훈련 장면. (출처: 연합뉴스)
2014년 4월 24일 조선중앙통신이 정확한 촬영날짜 없이 보도한 제851군부대 산하 여성 방사포부대의 포사격 훈련 장면.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강경 발언에 이어 단거리 발사체 도발까지 감행하는 등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머무는 가운데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되면서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4일 오전 강원도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정체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일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북한이 무력 행동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인데, 이는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대북 압박 기조를 이어가는 미국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부터 조성된 한반도 평화 국면을 깰 수 있다는 경고를 통해 협상의 시급성을 압박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압박의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평양에서 항공·반항공군 제1017부대의 비행훈련을 지도하는 등 군사 행보에 나서는가 하면 다음 날에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사격 시험을 참관했다. 30일에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앞세워 올 연말까지로 북미 협상 시한을 정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제스처를 함께 보이는 모양새다. 이번에 쏜 발사체에는 ‘중거리 이상’ 사정의 탄도미사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력 도발을 하더라도 협상 테이블을 지킬 정도로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대북정책 협의를 앞둔 가운데 이번 무력 시위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김정은이 나와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을 믿겠다는 반응을 보인 만큼 미국 정부의 입장이 갑자기 강경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무력 도발로 현재의 기조에서 양보해 제재 완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크지는 않다.

북한이 군사훈련과 신형 무기 개발에 이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만큼 한미가 특별한 반응이 없다면 도발 강도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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