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인학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치매환자 학대 5년간 5046건

피해자70%, 가정서 학대받아

[천지일보=이대경·김정수 기자] 치매 환자가 75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가 늘고 있어 정부 대책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에 따르면 치매 환자 학대 사건은 지난 2013년 831건, 2014년 949건, 2015년 1030건, 2016년 1114건, 2017년 112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2017년 전체 치매 환자 학대 사건은 총 504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치매 노인 학대 피해자 1122명 가운데 770명(68.6%)은 가정 내에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뇌 손상으로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치매의 3대 원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가 있다.

치매 환자들은 우울 증상, 저하된 반응 능력, 일탈행동, 충동적인 행동과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치매 환자 관리비용 1인당 2095만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로 인해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전체 노인 인구의 약 10%인 74만 8945명으로 집계됐다. 환자 1인당 관리비용은 2095만원으로 조사됐다.

치매 관리비용에는 직접의료비, 직접 비의료비, 장기요양비용, 간접비(환자 생산성 손실 비용)가 포함된다. 전체 비용 중 직접의료비는 53.4%를 차지했고, 직접 비의료비(32.7%), 장기요양 비용(13.0%), 간접비(1.0%) 순으로 집계됐다.

직접의료비 1117만원 중 의료비가 973만원, 본인 부담 제약비가 144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접비의료비 중에는 비공식 간병비가 403만원으로 나타나 병원비·간병비의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치매, 암, 신경 및 뇌혈관 질환 등 24시간 간호가 필수적인 대부분의 입원 환자들은 가족들이 직접 간병을 하거나 사설 간병업체의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사설 간병서비스 비용은 작년 기준 하루 약 8만원이다. 거기에 식비는 별도로 지급해야 하기에 실제 간병비는 10만원이 넘어가기도 한다.

간병인에게 2주마다 하루 유급 휴가를 줘야 하기에 2주에 한번은 가족이 돌보거나 1일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 추가부담이 있다.

치매환자 학대현황. (출처:중앙치매센터)
치매환자 학대현황. (출처:중앙치매센터)

◆“정책 있어도 알고 있는 사람 적어”

이와 관련해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 도입과 치매 지원센터 확대 ▲안심 병원 설립 ▲전문 요양사 파견 ▲노노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요양보호사 일하고 있는 손복용(58, 여)씨는 “현재 보건소에서 치매약 지원이나 인식표를 나눠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해 신청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서비스 시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손씨는 “같은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하면서도 가족이 담당하는 ‘가족 요양’을 이유로 ‘얌전한 치매’로 치부하고 서비스 시간을 24시간 중 20시간밖에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정부·지자체 지원 강화해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노노케어 서비스 치매국가 책임제 등 정부의 치매환자 정책에 대해 정부·지자체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노케어 서비스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것을 말한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 도입과 치매 지원센터 확대, 안심 병원 설립, 전문요양사 파견, 노노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제도의 사각지대에서는 노인 간 돌봄으로 인한 인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가 지난해 실시한 노노케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을 돌보는 노인은 ▲신체 건강 악화(45.9%) ▲정서적 스트레스(25.6%) ▲생계 활동(취업 등) 제한(20.8%) ▲사회적 관계축소(7.6%)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요양병원의 입원을 거부하는 치매 환자의 경우 하루에 방문요양사가 담당하는 3~4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노인 배우자나 가족이 돌봄을 전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읍시가 공립요양병원의 치매전문병동 확충을 위해 정읍시립요양병원에 치매전문병동을 증축한다. (제공: 정읍시) ⓒ천지일보 2018.12.13
정읍시가 공립요양병원의 치매전문병동 확충을 위해 정읍시립요양병원에 치매전문병동을 증축한다. (제공: 정읍시) ⓒ천지일보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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