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시민 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역사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시민 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역사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당 “호남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취임 후 처음 광주를 찾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비롯해 물세례를 받는 등 수모를 겪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끊임없이 호남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라는 행사를 열었지만 시작부터 시민단체들의 저항에 직면했다.

황 대표는 여야4당의 공조로 선거제·개혁입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되자 이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전국을 순회하는 집회를 계획했다.

전날 서울·대전·대구 등 경부선을 돌았던 황 대표는 광주·전주 등 호남선을 거쳐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행사는 시작부터 원활하지 않았다. 당초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광장을 메운 시민들의 저항으로 인도 쪽으로 장소를 옮겼다. 광장에서는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들이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등 피켓을 들고 힘껏 구호를 외쳤다.

황 대표가 연설을 하려고 하자 시민들의 “물러가라”는 고성과 항의가 계속돼 조경태·신보라 최고위원이 먼저 연설을 진행했다.

이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독재 정권으로 가고 있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연설했다.

그는 “자유의 근간은 삼권 분립이다. 그런데 이 정부가 먼저 한 정부를 장악했다”며 “그 다음에는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 이 정부가 의회까지 지배하려고 한다”며 “그래서 패스트트랙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막아내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항의와 고성이 계속되자 오전 10시 30분께 시작된 행사는 20분 만에 종료됐다. 황 대표는 자리를 옮기려 했지만 시민들에 가로막혀 20분 간 이동하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일부 시민에 의해 생수병이 날아드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논평을 낸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끊임없이 호남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그곳에서 국민을 만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지향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날치기가 문재인 정권 좌파독재를 위한 야합의 산물임을 광주, 호남시민들께 알렸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단체들은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행되는 자유한국당의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예정된 행사공간을 사전에 점거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반민주적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굴하지 않았다”며 “일부 세력들이 끊임없이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려 했으나 자유한국당과 당원, 지지자들은 비폭력, 질서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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