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9

경찰, 반박 입장문 발표 “사실과 달라”

문 총장, 예정보다 닷새 일찍 귀국

대검 고위 간부 회동해 대책 논의할듯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해외 출장 중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4일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문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검찰 내부에서도 논란이 커지자 직접 대응하기 위해 남은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출국해 당초 오는 9일 귀국할 계획이었던 문 총장은 예정돼 있던 에콰도르 대검 방문일정을 취소하고 4일 귀국한다.

문 총장은 지난 1일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밝혔다. 해외순방 중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반대를 표한 것이다.또 그는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에서는 ‘검찰 조직논리 반영하지 못했다’ ‘신중치 못한 공개 반발이다’ 란 취지의 비판이 쏟아졌다.

문 총장은 이처럼 자신이 밝힌 입장을 놓고 논란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귀국하는 대로 대검 고위 간부 등과 수사권 조정안에 관한 검찰 대응 방안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임기가 두달여 남은 문 총장이 ‘사퇴 카드’를 들고 정부여당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조직 내 불만을 추스르는 방안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문 총장 출국 전 연일 열린 대검 간부 회의에선 사표제출 대신 법안의 문제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검사들 사이에서도 수사권 조정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 게시판을 통한 집단 반발이나 공개적인 입장표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문 총장이 반대 의견을 낸 데 대해 경찰은 하루 만에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경찰은 설명자료를 통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통제 방안을 강화했다. 개정안은 경찰의 수사 진행 단계와 종결 사건에 대한 촘촘한 통제 장치를 설계하고 있다”며 “검사는 영장청구를 통해 언제든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만큼 경찰 수사권 비대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경찰 수사에 대해 재조사나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어 충분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수의 공개 반발에 경찰의 반박 입장이 이어지면서, 수사권 조정 논의 때마다 반복돼온 검·경간 갈등도 다시 고조될 조짐이라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해 이르면 이달 말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구성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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