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속리산 신(神) 축제’를 반대하는 보은기독교연합회의 전단.
‘2019 속리산 신(神) 축제’를 반대하는 보은기독교연합회의 전단.

개신교 “귀신들 축제로 꾸민 행사”
불교 “문화로 지역관광 상품 목적”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충북 보은 속리산 일원에서 올해 처음 열리는 ‘2019 속리산 신(神) 축제’를 놓고 축제 추진위원회인 불교계와 지역 기독교계가 종교 갈등을 빚고 있다.

충북 보은군과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본사인 법주사(주지 정도스님)는 올해 부처님오신날 행사와 연계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신과 함께 즐기는 전통문화축제’ 주제로 축제를 열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천년고찰 법주사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축제를 연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군은 그동안 매년 가을에 개최했던 ‘속리축전’의 명칭을 ‘속리산 신(神) 축제’로 바꾸고, 예산도 기존 1억 2500만원에서 4억 50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 예산의 대부분은 군비(4억 4700만원)로 편성됐다.

이 축제를 알게 된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보은읍 주요 도로변 곳곳에 ‘속리산 신(神) 축제’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건 데 이어 30일 축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와 성명서를 대대적으로 배포했다.

이들은 ‘문화를 빙자한 신 축제 결사반대’ ‘군민 혈세 4억 5000만원 집행 중지’ ‘군과 의회의 불미스런 축제 개최에 관한 사죄’ ‘재발 방지’ 등의 내용으로 “귀신들의 축제로 꾸민 졸속 행사를 결사반대한다”고 항변했다. 축제의 성격이 특정 종교 편향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일 보은교회에서, 8일 보은중앙교회에서 범 기독교인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속리산 신 축제’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추진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 중인 전통문화공연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양주소놀이굿,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진도씻김굿 등 10개 국가무형문화재와 26개 시·도무형문화재라고 소개하며 “‘신(神) 축제’는 전통문화를 축제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려는 것이지 종교적 행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축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의 문화를 축제로 만들어 속리산과 지역의 자원을 관광 상품화 하려는 것이지 종교적 행사가 아니다”며 기독교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서로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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