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러다이트 운동과 적기조례(赤旗條例)같은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되풀이 말자
[IT 칼럼] 러다이트 운동과 적기조례(赤旗條例)같은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되풀이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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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정부가 신산업·신기술을 우선허용하고 필요할 때 사후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132개 과제를 추가 발굴했다. 2017년 9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전환 방향을 확정한 후 지난해 1월 금융, 바이오, 자동차·선박 분야 등 38건 과제를 발굴했다. 10월에 신소재, 스마트공장, 신의료기기 등 분야에서 65건을 발표한 후 이번에 세 번째로 132개 과제를 발굴했다. 이번에는 신산업뿐만 아니라 기존산업까지 분야를 확대하고, 상향식(업다운)이 아닌 하향식(톱다운) 방식으로 법령 조사를 실시했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민 생명·안전·환경과 관련이 없는 모든 분야로 네거티브 전환을 확산할 계획이다. 핀테크와 스마트시티·팜·공장 등 신산업 분야별로 규제 개선이 필요한 법령·규칙을 발굴한다. 지자체 자치법규 및 주요 공공기관의 지침과 내규에 대해서도 네거티브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입법 단계에서부터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적용한다.

정부가 앞장서 규제개혁을 한다니 환영할만한 일이다.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전환과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문재인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산업, 신기술 규제혁신의 핵심이다. 또한 실제 기업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도 된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제품 개념을 확대한다던지, 원격교육 설비에 클라우드 허용, 유선소방경보시설을 무선까지 허용,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설기계나 자전거도 옥외광고 허용 등 이해집단 간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적거나 기술발전에 따라 당연이 이미 풀었어야 할 규제가 대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우즈베키스탄 순방 때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 원격 의료 서비스를 시연하는 타슈켄트 인하대(IUT)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첨단 IT를 응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료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망한 미래 산업의 하나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진과 개인 정보 노출을 문제 삼고 의료전달 체계를 무력화한다는 이유로 1차 의료기관과 진보 진영의 반대에 부닥쳐 의료법 개정조차 못하고 있다. 또한 역대 정부는 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에 포함시키고 의료 분야의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자극할 것이란 기대를 걸고 투자개방형 병원의 도입을 노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제주도가 내국인 진료 문제의 갈등으로 녹지병원의 허가를 취소해 버려 투자개방형 의료기관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동북아 의료 허브’ 구상에 따라 추진된 투자개방형 병원이 17년 동안 헛수고만 한 꼴이 됐다.

전 세계는 공유경제를 확산하는 추세에 있다. 공유경제는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를 모집, 유휴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숙박, 사무실, 주방 등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2050년엔 공유경제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카풀 서비스’와 ‘공유숙박’이 논란거리만 되고 해결될 기미가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규제 샌드박스의 발굴도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규제혁파가 되고 혁신주도 경제를 달성하기위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상징적인 투자개방형 병원과 원격의료 허용, 공유경제의 도입 등에서 규제혁파가 되어야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의 초기에 섬유공장에 노동자가 기계로 대체되자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과 자동차가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3명의 운전자를 두고 런던도심에서는 속도를 3.2km로 제한했던 ‘적기조례(赤旗條例)’와 같은 시대착오적 규제를 되풀이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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