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가운데) 일왕이 30일 도쿄의 황궁에서 자신의 퇴위 보고 의식을 마치고 신전에서 나오고 있다. 85세의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함으로써 지난 30년간의 통치 기간을 마감하며 1989년 시작된 ‘헤이세이(平成)’ 시대도 막을 내린다. (출처: 뉴시스) 2019.4.30
아키히토(가운데) 일왕이 30일 도쿄의 황궁에서 자신의 퇴위 보고 의식을 마치고 신전에서 나오고 있다. 85세의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함으로써 지난 30년간의 통치 기간을 마감하며 1989년 시작된 ‘헤이세이(平成)’ 시대도 막을 내린다. (출처: 뉴시스) 2019.4.30

일왕 즉위에 李총리 “천황님”

네티즌 “일왕으로 호칭해야”

외교부 “당사국 호칭이 관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본 새 왕 즉위와 관련해 정부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터넷 상에서 국민들은 우리 정부가 ‘천황’이라고 호칭한 것에 대해 ‘일왕’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30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퇴위하는 아키히토 천황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앞서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은 5월 1일부터 ‘레이와’ 시대. 한일관계를 중시했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등에 축하 말을 올렸다.

국민들은 인터넷 상에서 이 총리와 정부의 일본 왕에 대한 ‘천황’ 표현이 듣기 거북하다고 비판 글을 올렸다. 천황(天皇)은 일본의 역대 군주에 대한 칭호로 ‘만물을 지배하는 황제’라는 뜻이다. 원래는 중국에서 당나라 고종(高宗)이 천황이라는 표현을 했다.

천황은 한자어 뜻대로만 봐도 ‘하늘의 황제’라는 뜻으로 기독교 등 종교인들이 봤을 때는 자칫하면 신을 모독하는 표현이 되기도 한다.

30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은 5월 1일부터 ‘레이와’ 시대. 한일관계를 중시했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올렸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일왕으로 했어야 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출처: 이낙연 국무총리 트위터) 2019.4.30
30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은 5월 1일부터 ‘레이와’ 시대. 한일관계를 중시했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올렸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일왕으로 했어야 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출처: 이낙연 국무총리 트위터) 2019.4.30

물론 이날 이 총리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우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도록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합시다”라며 외교적 측면에서 한일 관계를 위한 예의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또한 이러한 표현들이 외교적 관례로서 그 나라의 국민들이 부르는 표현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도 문 대통령의 일왕 서한 소식을 전하며 “문 대통령님은 아키히토 천황이 재위 기간 중 평화의 소중함을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해 왔다고 하고, 한일 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고 퇴위 이후에도 양국 관계 발전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신일철주금의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과 11월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처리 문제에 대해 일본 측이 우리 정부에 항의를 하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국민들은 반감을 사고 있다.

또한 12월 해군 레이더 논란, 올해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시정연설에서 주요 관계국가에 대한 표현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하는 허위 주장을 일본 국정교과서에 싣는 등 과거 제국주의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천황’ ‘천황님’ 표현은 결과적으로 국민적 반감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

일본에서는 5월 1일부터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한다. 이에 맞춰 일본의 연호도 1일 0시부터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된다. 레이와도 ‘평화를 명령한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해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한편 외교부는 새 일왕에 대한 축전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또 외빈이 참석하는 새 일왕 즉위식은 10월에 있을 예정인데, 정부는 그 일정에 맞춰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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