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반도체 재고 줄고 생산 늘어
하락폭 감소, 세부지표 증가 ‘긍정적’ 평가
경기지표 10개월째 동반 하락, 통계 이후 최장기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3월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의 주요 지표가 전월 기저효과로 ‘트리플 반등’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는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특히 소비와 투자는 각각 49개월, 2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생산과 투자는 전분기보다 감소했고, 소비는 소폭 늘었다. 다만 반도체 생산이 늘고, 재고가 줄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전월 대비 전산업생산은 작년 11∼12월 -1.0%, -0.3%로 뒷걸음질 쳤다가 올해 1월 1.1% 반등한 뒤 2월에는 -2.6%로 다시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분야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그중 제조업은 반도체, 금속가공 등에서 늘어나며 1.5% 늘었다. 광공업 출하는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제조업 출하가 2.5% 늘어난 덕분에 2.2% 증가했다.

2월 감소했던 반도체 생산은 지난달 3.6% 증가했다. 반도체 재고도 10.1% 감소했다. 이는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의 용량이 늘면서 수출 등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1차 금속, 석유정제 등에서 증가했지만 반도체, 전자부품 등이 줄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1.4%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금융·보험 등에서 늘어난 영향으로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0.1% 늘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보합을 나타냈다. 다만 올해 1분기 전산업생산은 작년 4분기보다 0.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0.1% 늘었지만 광공업 생산이 2.9% 줄어든 영향이다.

1분기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1.9%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줄면서 2009년 6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2015년 2월(3.6%) 이후 4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서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등 가전제품 소비가 늘었고, 화장품과 자동차 판매도 증가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소매판매는 작년 12월 -0.2%, 올해 1월 0.3%, 2월 -0.5%를 나타낸 바 있다. 올해 1분기 소매판매는 전분기보다 1.3%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0.0% 늘면서 2017년 3월(10.9%)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항공기 수입 증가,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망 구축,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는 작년 12월 -2.8%였다가 1월 1.9%로 증가한 뒤, 2월 -10.2% 감소한 바 있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설비투자는 전분기보다 5.4% 감소했다.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19.5% 감소해 2009년 1분기(-22.0%)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그러나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2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 역시 10개월 연속 내림세다. 두 지표가 10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통계가 제공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통계청은 하락 폭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각 지표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에서 증가하는 지표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월 워낙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면서도 “반도체에서 생산이 늘어났고 소매판매가 그동안 부진에 비해 증가 폭이 큰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