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연합뉴스) '아시안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린 아시아 장애인 스포츠 대제전인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 속에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제10회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이 12일 저녁 9시(한국시간) 중국 광저우의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전에 들어갔다.

'우리는 환호하고, 함께하고, 승리한다'(We Cheer, We Share, We Win)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수들은 13일부터 이레 동안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장애인아시안게임은 9회까지는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다 올해 비장애인 아시안게임과 처음으로 통합돼 같은 곳에서 열린다.

1994년 아.태 장애인경기대회와 2008년 패럴림픽을 베이징에서 개최했던 중국은 첫 장애인아시안게임도 자국에서 치르게 됐다.

일반 아시안게임을 화려하게 치러낸 광저우 시는 장애인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선수촌과 경기장을 새로 단장해 41개국에서 온 5천500여명의 선수단을 맞았다.

지난 2006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대회에 이어 중국의 우승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은 태국에 이어 금메달 35개 등을 따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의 '금메달 밭'이었던 사격과 볼링, 사이클, 수영 등에서 금메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금까지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5개나 따낸 여자 사격의 김임연(43)과 이윤리(36)에게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열전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본부석 맞은편 상단에는 온통 붉은 의상을 입은 관중들이 주황색 부채를 흔들며 파도타기를 하면서 '2010 광저우 WELCOME'이라는 글씨를 만들어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본뜬 대회 로고 모양의 조형물이 경기장 가장자리 상공에서 점차 무대 중앙으로 걸어오면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불꽃이 식장 주변을 수놓으면서 열전의 시작을 알렸다.

개막 행사가 시작하기 전 각국 선수단은 입장을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지켜보며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기수인 배드민턴 선수 김기연(20.울산과학대)을 앞세워 알파벳 순서에 따라 14번째로 입장했다.

한국 선수단은 '우리는 한국대표단. 중국을 좋아합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치며 입장해 입장 내내 관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가장 먼저 경기장에 들어왔고, 개최국 중국이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축제의 시작을 즐겼다. 휠체어를 탄 일부 선수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현란한 휠체어 댄스를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한편 중국을 비롯한 각국 선수 300여명의 어머니가 선수단 입장에 함께 참여해 공존과 화합의 의미를 더욱더 강조했다.

'꽃의 도시'로 불리는 광저우답게 군인들이 빛을 내는 형형색색의 꽃을 양손에 들고 경기장을 수놓아 꽃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번 대회의 마스코트와 엠블렘 모두 꽃 모양을 본떠 만들만큼 광저우의 '꽃 사랑'은 대단하다.

선수단이 모두 입장하고 공식 연설이 끝나자 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중국의 대표로 나와 힘차게 개막을 선언했고, 다시 사방에서 수천 발의 폭죽이 터졌다.

'물과 빛'을 주제로 중국 특유의 '물량공세'가 빛났던 일반 아시안게임 개막식과는 달리 장애인 대회 개막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사랑과 화합을 중시하는 행사로 펼쳐졌다. 여러 가지 독특한 아이디어가 무대를 빛냈다.

LED로 장식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수화를 바탕으로 한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살아있는 36마리의 학이 갑자기 날아들어 와 식장주변을 돌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시각장애인 어린이들과 비장애인 어린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고, 앞을 볼 수 없는 소년 피아니스트가 공연 사이에 무대 중앙에서 연주를 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800명의 군인이 동시에 휠체어를 상징하는 바퀴를 양손에 들고 역동적인 군무를 선보인 데 이어 날개 달린 휠체어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자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아름다운 세상'(Beautiful World)이라는 제목으로 가족과 사회, 그리고 장애인 사이의 사랑을 표현한 이 공연에는 200명의 장애인을 비롯해 총 4천500명이 동원됐다.

관심을 모은 최종 성화 점화 주자로는 휠체어 육상스타 장리신(27)과 장하이위안(33)이 낙점돼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한쪽 다리가 없는 두 선수는 점화대 아래에서 성화를 건네받고 가파른 계단으로 된 점화대에 직접 올라 불을 붙여 경기장에 모인 모든 사람의 응원을 한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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