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마이너스 성장 원인, 국내 아닌 대외 경제 여건 악화 지목

靑, 문 대통령 발언에 “2분기 사업집행률 상승 등 고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0여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며 경제성장률도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발언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2%에 이어 문 정부 들어 두번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나라 경제가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세계경제 둔화 등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실업률, 외환보유고 등 국가경제의 거시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1분기의 부진을 극복하고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돼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 경제 여건 악화를 마이너스 성장률의 주된 원인으로 꼽으며 현재의 경제난이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 아니란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경제활력 회복에 대해 여야 정치권에서 힘을 모아주길 당부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대내적으로도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투자와 수출, 소비, 삼박자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엄중한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어느 때보다 높은데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투자도 경제활력에 큰 몫을 담당한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국가재정을 활용한 적극적 경기보강 노력은 대외경제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고 국내 실물경제와 내수진작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IMF(국제통화기금)와 같은 세계경제기구의 강력한 권고사항”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그가 경제 악화에도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 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은 대외 경제 여건 악화가 아닌 내부적 원인이 더 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1분기에 6.4%(전년 동기 대비) 성장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고, 미국도 3.2%(연율)의 견실한 성장률을 보인 반면 한국의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은 1.8%였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은 나 홀로 딴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라며 “모두가 비관적인 2분기 전망에 대한 대책 없는 낙관에 실소가 나올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2분기에 사업들의 집행률이 올라가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체로 1분기에는 사업을 준비하기 때문에 (경기가) 저조한 경향을 보인다”며 “초과 세수 부분도 4월에 (현장으로) 내려보낸 상황이기 때문에 이 또한 2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온 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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