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물] “전주비빔밥, 전주 역사 문화를 한 그릇에 꽃처럼 담았어요”
[지역명물] “전주비빔밥, 전주 역사 문화를 한 그릇에 꽃처럼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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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대표 음식중 하나인 전주비빔밥 (제공: 전주시) ⓒ천지일보 2019.4.29
전주 대표 음식중 하나인 전주비빔밥 (제공: 전주시) ⓒ천지일보 2019.4.29

지역명물 전주비빔밥

 

천혜자연환경서 얻은 식자재

궁중음식설 등 다양한 설 有
입안 가득 오감 만족 비빔밥
영양만점·다이어트 ‘일거양득’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전주하면 전주비빔밥, 비빔밥 하면 전주 아닌가요? 밥 한 그릇 제대로 먹고 나니 이제야 살 것 같아요.”

지난 28일 주말을 맞아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점심 메뉴로 단연 ‘전주비빔밥’을 꼽았다. 전주비빔밥은 지역을 넘어 국내는 물론 인천국제공항 입점, 대한항공 기내식 제공, 전주세계비빔밥 축제 등을 통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전주비빔밥의 배경과 특징, 만드는 과정 등에 관심을 두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전주한옥마을을 처음 방문했다는 유진아(가명, 부산시)씨는 “비빔밥은 농경시대에 일손이 바쁜 아낙들이 남은 밥과 반찬을 바가지에 넣고 쓱쓱 비벼 먹은 데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김남길(가명, 인천시)씨도 “비빔밥이 절 음식 아닌가요? 전주에 절이 많았나요?”라면서 멋쩍어했다.

한국 대표 음식이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컵밥이나 삼각 김밥으로도 자주 먹는 전주비빔밥. 그 독특한 맛의 배경과 특징을 찾아 잠시 여행을 떠나 본다.

◆전주 10미 활용한 비빔밥

전주는 산지와 구릉에 둘러싸인 분지로 천혜의 모든 자연환경이 두루 갖춰진 결절지(結節地)다. 지리적으로 동으로는 진안·무주·장수, 서로는 익산·군산·김제·부안, 남으로는 정읍·임실·남원, 북으로는 완주와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전주는 예부터 쌀, 채소, 과일 등 농산물이 풍부하고, 산간지역에서는 산채와 버섯이, 서해안에서 다양한 생선과 조개·게 등을 얻을 수 있어 ‘맛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전주에서는 열무·황포묵·애호박·감·삼례 무·게·모래무지·서초 등을 완산(전주 옛 이름) 8미(味)라 하고 여기에 미나리·콩나물을 보태 전주 10미라고 한다. 전주 10미를 가장 잘 활용한 음식이 바로 전주비빔밥이다.

◆오방색 갖춘 화려함의 결정체

황금빛 놋그릇에 담긴 전주비빔밥은 한눈에 보기에도 화려하고 아름다워 마치 작품을 보는 듯하다. 가수 마이클 잭슨도 ‘예술품과 같은 꽃밥’으로 비빔밥을 극찬하기도 했다.

전주비빔밥은 농번기 음식설, 동학 혁명설, 음복설, 묵은 음식 처리설 등 다양한 설이 있으나 궁중 음식에서 전래해 서민 음식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전주시는 조선왕조를 일으킨 전주이씨의 관향으로 조선 시대에 전라도 전 지역을 총괄하는 전라감영이 있던 행정중심지였다. 또 호남지역은 맛과 멋을 즐기는 풍류의 고장으로 부녀자들의 빼어난 음식 솜씨까지 가세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전주에서는 호사스러운 음식을 즐기는 독특한 음식문화가 생겼다.

전주시 자료에 따르면 조선 시대 감영 내의 관찰사, 전주판관 등이 비빔밥으로 입맛을 즐겼고, 전주성 내외의 양반가에서는 큰 잔치 때나 귀한 손님을 모실 때 입 사치로 비빔밥을 다뤘다. 전주비빔밥에는 무려 30여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여기에 오색 고명까지 화려하게 얹는다. 고명으로 청포묵 대신 청포묵에 치자 물을 들인 노란 황포묵을 사용한 것도 화려한 전주비빔밥의 특징이다.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전라북도 향토지정음식점 ‘고궁’의 전주비빔밥 모습. 전주 음식 명인 박병학 선생이 1962년부터 조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9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전라북도 향토지정음식점 ‘고궁’의 전주비빔밥 모습. 전주 음식 명인 박병학 선생이 1962년부터 조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9

◆ 완벽한 영양 음식, 다이어트는 ‘덤’

할리우드 스타 기네스 펠트로는 비빔밥을 최고의 다이어트 음식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비빔밥은 한 그릇 자체로 우리 인체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어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균형을 갖춘 음식이다. 더 나아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 식이섬유소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고혈압에 효과가 있고, 담석 증·당뇨병·변비와 비만에도 효과가 있어 이를 이용한 제품도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비빔밥 한 그릇에는 식이섬유소가 우리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양의 85%(17g) 정도 된다. 또 고추장은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정성으로 꽃피운 한 그릇 음식

비빔밥은 흔히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만큼, 조리법이 간단할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전주비빔밥을 만드는 과정을 알고 나면 준비한 이의 수고로움에 숙연해진다.

전주비빔밥 표준조리법에 따르면 전주비빔밥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전주비빔밥을 만들기까지는 사골을 잘게 토막을 내어 뽀얀 국물이 나오도록 오래 고아 놓는 일부터 김을 살짝 구워 손으로 비벼 가루를 내 얹기까지 총 20단계를 거친다.

▲쌀 사골 곤 국물에 질 좋은 쌀로 고슬고슬하게 밥 짓기 ▲갓 잡은 한우 우둔살에 각종 양념을 묻혀 육회 만들기 ▲임실 지방에서 생산된 검은 쥐눈이콩으로 기른 콩나물 데쳐 무치기 ▲청포묵 만들기 ▲고사리 볶기 ▲취·미나리·시금치 무치기 ▲애호박 소금에 절였다가 살짝 볶기 ▲무생채 만들기 ▲밤껍질 까기 ▲은행 식용유 두르고 볶기 ▲달걀 황·백으로 나눠 얇게 지단 부치기 ▲다시마(부각용) 기름에 바싹하게 튀겨 손으로 부숴 가루 내기 등 어느 것 하나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이처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전주의 역사·문화를 화분처럼 한 그릇에 담아 꽃처럼 피워낸 음식이 바로 ‘전주비빔밥’이다. 그 수고로움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전주비빔밥. 이제 전 세계인의 꽃으로 오래도록 사랑받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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