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물국회 앞에 국회선진화법은 무용지물인가
[사설] 동물국회 앞에 국회선진화법은 무용지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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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관련된 민주당·소수야3당과 한국당의 충돌은 의회 민주주의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냈다. 신성한 의회에서 불법이 판을 친 가운데 여야가 극렬한 몸싸움을 펼쳐 부상자가 발생했고, 33년 만에 국회경호권 발동,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18명에 대한 고소가 이뤄지는 등 난장판으로 얼룩졌다.  

한국당이 국회 의사과를 점거하면서까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막아보려 했지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에 의해 26일 마지막 법률안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 전자 입법 발의시스템을 통해 의안과에 접수된 것이다. 이로써 패스트트랙 지정 추진 중인 법안인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찰청법 개정안 및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총 4건은 적법 절차를 거쳐 발의가 모두 완료된바 물리적 저지에 나섰던 한국당의 사전 봉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번 국회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된 한국당의 적극 저지와 여야4당의 관철 행동은 양쪽 모두가 정상적이지 못했다. 국회법에 따라 얼마든지 적정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끈 강경 일변도 대여 전략은 제1야당의 선명성을 부각시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적 미스를 범했다. 적극 저지를 위해 물리적 수단을 동원했지만 법안 상정을 봉쇄하지 못하고 의사과를 무단 점거하고 팩스를 훼손하는 과정에서 한국당의 불법성이 여지없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국회를 점거하고 의안접수까지 불법으로 막으려했던 한국당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벌이고 있는바, 그 첫 번째 조치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 18명에 대해 선진화법 위반,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건이다.

일명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린 국회선진화법은 2012년 한국당이 여당이던 시절, 국회 회의를 방해하는 물리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여야가 어렵사니 만든 법이다. 이법 시행으로 그동안 국회 회의장 등에서 폭행·감금·퇴거불응·재물손괴의 폭력행위 등이 사라졌지만 선진화법이 시행된지 7년 만에 한국당 의원들은 불법으로 이 법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틀 연속으로 국회에서 자행된 동물국회 전쟁터에서 한국당은 “반민주세력에 대한 저항권”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주말 대규모 광화문 장외집회까지 벌였다. 이쯤 되면 동물국회로 전락해버린 국회에 대한 국민 회의론이 나올만한데, 처참히 무너져 내린 대한민국 국회의 권위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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