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국회의장이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가 혈투 중인 의사당에 등원해 아수라장·난장판의 격투기 현장에서 저혈당쇼크로 탈진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완력으로 의안과를 점령한 제1야당을 끌어내기 위해 여당인지 국회 경호원(방호원?)인지 불분명하나 문을 부수기 위해 노루발못뽑이(빠루), 도끼, 쇠망치 등이 동원되었으며, 야당의원 3명이 각각 얼굴, 목, 갈비뼈에 부상을 입고 119로 긴급 후송되는 등 요란법석을 떨고 있는 현장을 TV는 생중계하듯 안방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양 쪽은 맞고소·고발에 국회법과 형법위반을 이유로 들며, 상대방을 완전 매장시켜버릴듯 서로가 저승사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 입법부의 적나라한 민낯이다. 저들의 속셈을 잘 알기에 슬프고도 부끄럽고, 민망하고도 참담하다

민의의 전당인 의회에서 이러한 난리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과 국가이익을 위한 충성심 경쟁의 발로일까? 국가의 미래를 위한 장기전략을 입법화하기 위한 충정에서 사생결단을 하고 흉기가 등장하고 집단패싸움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 5G시대의 21세기 대명천지에, 주권자이자 그들에게 심부름을 시킨 주인은 의식하지도 않고, 머슴 주제에 오로지 개인의 이기심과 정파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서 저러한 무법천지를 만들어 놓고도 네탓·내탓을 하고 있으니 저들이 인간인가, 짐승인가? 동물국회도 식물국회도 종놈(?)의 주제에 겁도 없는 망나니처럼 저들이 입맛대로 만들었고 또 부수곤 했다. 이건 아니다. 정말 이건 아니다. 주인도 몰라보는 천하의 못된 저들의 안하무인 패륜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다 내쫓아야 한다. 감정이 아닌 제도적으로 불법파업을 하는 저들을 해고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국가 권력서열 2위인 국회의장의 권한이 대통령의 권한의 백분의 일도 안 되는 형편없는 지위에 자괴감을 느꼈다. 국회의장을 역임한 분께서 최근 공식석상에서 한 말이다. 결국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입법부와 사법부와 행정부가 서로 견제와 균형의 팽팽한 힘의 균점상태에서 국가경영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현재의 중앙집권적 시스템하에서 지방분권이니 지역균형이니 권력의 분산이니, 정의와 형평의 구현은 연목구어일 뿐이다. 이 문제는 어느 한 지도자의 의지나 어느 정파의 힘에 의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결국은 국가최고규범인 헌법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삼권분립정신을 존중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의 재분배를 통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게 하고, 민의가 제대로 수렴될 수 있는 선거법과, 효율적 행정시스템의 정립을 위한 정부조직법·지방자치법 등의 개정을 통한 입법대개혁만이 그 답이다.  

국가관도 애민관도 없는 자들의 중우정치가 아니기 위해서는 사람을 믿을 것이 아니라 법을 믿을 수밖에 없다. 법치를 무시하고 인치를 중시한 결과가 저런 흉측한 장면을 연출하게 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을 두려워하고, 권력을 위임한 주인인 국민을 얕보는 저들을 퇴출시켜야 한다. 엄정한 법에 줄 서지 않고 권력자에게 줄 서는 저들을 영원히 정치권에서 팽시켜야 한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위해 나라의 주인이자 법의 주인인 국민이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떼법을 앞세운 혁명이 아닌 적법절차에 의한 강력한 정치개혁을 위한 헌법개정과 선거법·정당법·국회법 등 정치관련입법의 손질을 통한 온전한 법치주의의 틀을 만들어서 진정 주인이 주인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나라와 백성의 품격과 명예와 자존심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정치권을 대대적으로 개혁하자! 주권자인 국민의 하나 된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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