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막판으로 달려가 담판의 실마리를 찾고 타결의 수순을 밟고 있다. 초기에는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의 일환으로 시작했지만, 중국의 만만치 않은 대항으로 트럼프 재선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고 보여지니 섣부른 판단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산업, 무역, 기술, 금융으로 대변되는 영역에서 양국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기 싸움을 8차례 했고, 9번째 회담에서 양국의 국내 스케줄상 정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전 캠페인에서 “위대한 미국건설”을 기치로, 기술을 훔쳐가고 불공정한 무역을 일삼는 중국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결과적으로 당선된 후 약속 이행을 위해 쉽지 않은 중국을 백기 들고 나오라고 두드렸지만, 오히려 역공도 당하고 끌려 가다가 재선을 위해 타협의 국면을 비켜가지 못하게 되고 말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으로 다가온 선거운동을 위해 외교적 성과가 변변치 않으니 트럼프를 목마르게 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 중동 전략, 중국 무역협상 등 어느 하나 내놓을 수 있는 성과가 없다. 최근 북핵문제도 재선 스케줄에 맞추어 가는 양상을 보이더니, 중국과 무역협상도 그 궤도의 일환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진행 방향등이 일치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북핵과 무역전쟁에서 둘 다 성과를 내면 금상첨화겠지만 하나만이라도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코너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윤곽을 보이는 잠정 타결 가능한 부분들을 보면 중국이 지적 재산권 보호를 인정하고, 화웨이문제는 협상에서 배제한다. 그리고 미국기업들의 중국내 독자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무역협상 시한을 2025년까지 정한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석유, 비행기 구매 확대 등 이다. 향후 6년간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총액을 1∼1.2조 달러로 확대해 대미무역흑자를 제로에 가깝게 하겠다고 하니 미국이 혹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유감스럽지만 중국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상황론을 펼치면서 약속 이행을 못할 가능성 크다.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미국 항공기를 더 사가라고 하던 참에 보잉사가 야심차게 개발해 상업한 후 운행된 보잉 737맥스 기종의 연이은 사고로 미국입장이 난처해버렸다. 이러한 예기치 못할 상황들도 장래 발생할 것이고, 중국은 지금보다 더 강해져 미국의 요구시 살만한 것이 없으니 사고 싶어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하면서 미국에게 책임을 전가 할 수도 있다. 미국이 경쟁력 있는 것이 금융인데 이번 합의에서 금융시장개방은 2025년까지 늦추었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 가서, 미국금융기관을 진출시키고 투자해 시세차익과 배당 이자소득을 실시간으로 털어오는 것에 최고의 전문가이다. 한국도 IMF사태 이후 온 국민의 노동의 결과들이 금융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미국 등 서방하게 다 털린 적이 있지 않은가. 중국은 이것을 알기에 어떻게든 금융시장개방을 늦추려고 했고 지금까지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다고 보인다.

양국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들을 연출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보호 좋다. 무역흑자 축소해 제로에 가깝게 하겠다. 그런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느냐. 어떻게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가.” 라고 반문하면서 지연전술을 쓰고 있고 그것들이 먹히고 있다. 2025년까지 하는 것들은 중국 논리라면 그때 가서 마지막에 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으니 트럼프의 전폭적 지지 지역의 대두는 바로 원하는 대로 사주고 석유는 수입확대하고 조금은 위험하지만 비행기 더 구매하고 금융시장개방과 무역흑자 축소는 최대한 늦출대로 늦추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시간상 당하는 수순을 쉽게 피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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