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우산정책과 미국의 우량한 군사력과 혈맹적 우호 속에 한반도는 평화가 유지되고 있어 보인다.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도, 그 그늘아래서 세월이 흘러 그나마 평온을 찾아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능하게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좀 더 진실을 알고 깊이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금번 북의 연평도 공격이 우리에게 일깨운 또 하나의 교훈이 잠시나마 잊었던 역사의 진실을 되살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리에게 귀에 익숙한 단어가 있다. 즉 ‘자위권’이다.

자위권(自衛權)이란 ‘개인이나 국가가 급박한 침해를 받을 시 실력으로 이를 방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권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번 연평도 사태는 6․25사변 후 가장 위급한 도전이요 공격으로 군은 물론 민간인, 나아가 수많은 가옥과 산야가 불타고,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며, 국민들의 생각마저 갈라놓는 또 하나의 작은 비극이었다.

이러한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과 군은, 군이 위급 시 가져야 할 자위권이라고 하는 군의 가장 기본적인 기본권마저 어쩌면 무시당하는 일이 후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은 북의 도발 즉시 폭격을 준비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한민국의 군은 군 책임자 내지 국군통수권자로부터 지휘를 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53년 정전협정으로 UN사령부가 창설되고, 그 유엔사령부가 유명무실해지자 해체론이 있을 때, 그 대안으로 유엔사령부는 존속시키되 미국은 한미연합사령부를 신설, 한국군에 대한 미군의 실질적 지휘통제가 강화됐다.

즉, 한미연합사령부는 한국군의 작전지휘통제권을 갖게 된 것이다. 요즘 이 작전통제권이 이젠 한국군으로 이양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지난 천안함 사태로 인해 다시 2012년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도 바로 이런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 고위층의 발언을 잠시 빌리자면, ‘누구에게 이유 없이 매를 맞았을 때, 그 매 맞은 사람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대응을 해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자위권은 분명히 기본권이라 명시하고 있다. 이 말은 대한민국 국군은 군으로서의 기본권이 박탈돼 있는 국군임이 이번 기회에 밝혀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이젠 정확히 알아야 한다. 미군은 과연 한국을 돕기 위함인가 아니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인가라는 점이다.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금번 연평도사건에 있어, 미국의 우리 군에 대한 자위권 발동의 저지는 한국을 위함이 아니었으며, 장차 미국과 북한과의 전략적 거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계산된 결정임이 드러난 것이다.

여기서 잠시 근대사에 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미 간의 정치적 군사적 사연을 한 번 참고해 보도록 하자. 경술국치 5년 전 1905년 미일 간엔 소위 가쓰라태프트밀약이 성사된다. 내용인즉, 팽창주의에 눈이 먼 미국은 필리핀을, 일본은 조선을 실효지배 한다는 더럽고 음흉한 상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조선이 일본의 40년 식민지배의 근원을 만든 셈이 되고 말았다.

그 뿐인가.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평화협정에선 2차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자 미국은 ‘대일본강화조약’의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독립과 함께 모든 도서(島嶼)를 반환 받는다’는 대목에서 일본의 로비로 인해 의도적으로 독도를 누락시키고 만다. 바로 오늘날 한일 간 영토분쟁의 씨를 남긴 장본인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 1968년 북한의 124군부대 즉,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기습사건 후 북한에 대한 응징을 만류한 쪽도 미국이요, 미얀마 아웅산사건이 발생해 수많은 각료가 일시에 목숨을 잃은 역사적 치욕적 사건 앞에서 또 미국의 제재를 받아야 했다.

결국 한반도의 전면전을 원치 않는 것이 이 민족의 불행을 염려해서가 아님을 이젠 알아야 한다.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임을 깨달아야 한다.

금번 연평도사태 시, 강력한 응징과 확전을 원치 않았던 것은 우리 군의 나약함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미궁속의 아프카니스탄과 중동문제, 이를 놓고 한반도의 불안한 정세 내지 확전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 할지라도 미국의 우정과 도움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 공이 지대했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젠 모든 것이 밝혀지는 진실과 진리가 통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왜곡된 의식으로 왜곡된 판단을 염려할 뿐이다.

요즘 줄리안 어샌지가 설립해 온 세계를 긴장시키는 위키리크스의 정보유출은 장차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는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을 암시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그렇기에 이젠 거짓과 속임과 역리가 아닌 진리와 진실 그리고 순리가 이 세상을 덮을 것임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똑똑해야 한다. 정세에 밝아야 한다. 자위권을 발동하며 나라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인류평화사상을 지닌 이 민족이 꼭 해내야 할 사명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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