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판문점선언1주년] 北 핵무력→비핵화 전환점 1년… “톱다운 한계 극복해야”
[4.27판문점선언1주년] 北 핵무력→비핵화 전환점 1년… “톱다운 한계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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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국내외에 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9.4.27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국내외에 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9.4.27

北, 핵·미사일 도발서 ‘한반도 비핵화’ 천명

文-金-트럼프 정상들 결단이 이룬 성과들

남북 군사적긴장완화·인도적협력·유해송환

하노이 북미회담서 드러난 톱다운의 한계

“회담 전 실무진 비공개 외교전 전개해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물꼬를 튼 ‘4.27 판문점선언’의 1주년을 맞이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한반도의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지만 1년 전부터 분위기는 급반전돼 평화의 봄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했던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서였다. 이후 6월 싱가포르에서 북한과 미국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확약하고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마냥 즐거운 꽃구경은 아니었다. 올해 열렸던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결렬로 이어지면서 비핵화 발걸음에 우박이 쏟아졌다. 판문점선언을 이뤄냈던 톱다운(Top-down, ) 합의 방식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일촉즉발 위기에서 반전

지난 2017년 11월 29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인 ‘화성-15형’을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면서 세계를 경악케 만들었다. 국제사회는 즉각 북한을 규탄하며 그해 12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2397호를 채택해 대북 경제제재를 가하며 돈줄을 쥐어틀었다.

우리 정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복원과 비핵화 진전을 마련한다는 의지로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국제사회에 호소했고 2017년 11월 유엔 총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듬해 3월 5~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특별사절단이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은 특사단에게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북미 대화를 요청했다. 특사단은 이를 미국에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수락했다.

◆비핵화 동력 ‘판문점선언’

마침내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회담에서 남북 정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 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상호 불가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 ‘판문점선언’에 합의했다. 특히 남북 정상은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 추진’에 합의하고 ‘완전한 비핵화’ 공동목표를 확인했다. 이는 북미대화 등을 추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27 판문점선언’ 이후 그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북미 간 첫 정상회담이 열렸고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하며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북미는 1차 정상회담 이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우리 정부는 9월 18~20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다시 북미 간 합의 이행을 위한 촉진자 역할을 했다. 이 회담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약속했다. 또 미국의 상응조치 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취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남북, 70년 만에 총부리 거둬

남북은 ‘9.19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채택하고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과 감시초소(GP) 시범철수 완료,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남북 공동 유해발굴 사업,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 등을 추진했다. 남북은 70년 넘게 서로 겨눴던 총부리를 거둔 것이다.

남북은 체육·예술·문화 분야에서도 예술단의 강릉·서울·평양 상호 공연,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 조사도 재개됐다. 2018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진출과 2020도쿄올림픽 공동 진출도 추진됐다. 산림협력 분야에선 북한 소나무 재선충 방제 등 공동 방제도 실시했다. 이산가족문제 해결과 전염병 공동대응 등 인도적 분야도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금강산에서는 3년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마련돼 170가족 833명이 상봉했다. 다만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관광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북제재 등의 이유로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톱다운 뒷받침할 치열한 외교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토대로 올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까지 이어졌지만, 회담은 결렬됐다. 한계점이 드러난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기초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그 운반·생산수단의 제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의 단계적 과정으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시험 발사의 영구적 중지와 영변 핵시설의 완전 폐기만을 제시했다. 북미대화가 다시 주춤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이후 남북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남·북·미 정상 간 합의를 결정하는 ‘톱다운 방식’이 많은 성과를 가져왔지만 이처럼 합의가 결렬되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실무진에서 치열한 외교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4.27 판문점선언 1주년 성과와 과제-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평가와 과제’ 발제문에서 문장렬 국방대학교 교수는 “비핵화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정상들의 결심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적 장치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는 톱다운과 보텀업(Bottom-Up) 방식이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하노이 회담 이후 한국의 역할은 커졌지만 입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면서 “4~6월 안에 남북,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때 치열한 비공개 외교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4.27판문점선언 주요 내용 ⓒ천지일보 (사진제공: 국방부) 2019.4.27
4.27판문점선언 주요 내용 (사진제공: 국방부) ⓒ천지일보 2019.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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