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천지일보 2019.4.23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천지일보 2019.4.23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기대한 만큼 변화 실감 못해

“민간협력 뒷전, 정부가 독점”

“韓 평화 파트너로 인정해야”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지난 4.27 판문점선언 이후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인도적 지원이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상당히 컸던 게 사실이죠. 그러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발전이나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이) 발전했다는 것보단 실망감이 드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우리 정부가 기대를 크게 갖게 했다. 그 큰 기대를 이루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교한 대북·대미 전략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강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만 강조했지, 후퇴하지 않는 (남북)관계를 만들어 튼튼하고 차분하게 가는 건 부족하지 않았는가”라며 “지금 한반도 평화정착 지수는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앞으로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칫하면 (남북경색 국면인) 2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서서히 들기 시작한다”고 했다.

강 사무총장은 많은 대북민간단체가 하노이회담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방북이나 지원하려던 게 중단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4.27 판문점선언의 핵심이 중단된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한 것인데,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만 반짝 했다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를 도출한 원인은 무엇일까. 강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이 말한 남북관계 선순환 발전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를 이끄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북미대화 결렬이 역으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점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중 하나가 분권형 대북정책이다. 정부가 독점하지 않고 민간과 협업하는 것인데, 실질적으론 정부 독점”이라고 비판했다.

“분권형 대북정책을 하면서 선민후관(先民後官, 민간이 주도하고 관은 지원)의 입장은 분명하게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반대가 됐어요. 선관후민(先官後民)인 셈이죠.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 사무총장은 통일부를 향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대통령은 떠드는데 통일부는 이전 정부의 통일부다. 선민후관에 대해 경험하지 못하고 충분한 이해를 갖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유엔 대북 제재가 문제라는 주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강 사무총장은 “본격적인 교류 협력이나 경협, 그리고 대북지원을 하지 않았다”며 “대북지원단체가 지난해 평양을 방문한 게 4단체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평화와 번영의 주체인 남북 주민이 같이 교류하고 균형 발전하기 위해선 민간의 영역이 중요합니다. 산림녹화, 보건의료, 농업, 문화 교류도 민간이 해야 합니다. 처음엔 갈등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남쪽의 강점은 시민사회의 자율성입니다. 민간 영역을 전폭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정부가 관여하고 규제하고 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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