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신창원 기자] 60대 목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미인가 시설에서 요양보호사와 3급 발달장애인을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사진은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해당 목사가 시무했던 교회 모습. 뒤편에는 미인가 시설이 보인다. ⓒ천지일보 2019.4.23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60대 목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미인가 시설에서 요양보호사와 3급 발달장애인을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사진은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해당 목사가 시무했던 교회 모습. 뒤편에는 미인가 시설이 보인다. ⓒ천지일보 2019.4.23

예장합동 소속 목사로 파악

작년 그루밍 성폭력 논란에

성폭력 예방교육 진행했지만

강제성 없어 일부만 참여해

노회, 성폭력 사실 조차 몰라

“총회가 나서 강력 처벌해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목사의 성폭력 의혹이 또 다시 터졌다. 이번엔 경기도 안산의 한 미인가 재활원을 운영하던 목사가 여성 요양보호사와 돌보던 장애여성을 상습 성폭행했다는 의혹이다.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가해 목사가 소속된 교단은 한국교회 대표 교단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인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간 예장합동은 인천새소망교회 등 소속 교회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여왔다. 이번 목사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도 노회에서는 아직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등 교단의 성폭력 목사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모 요양원장 68살 박모 목사를 성폭행과 상해,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요양보호사 61살 유모씨와 발달 장애인 38살 이모씨를 요양원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가 접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박 목사는 성폭행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하는 수법으로 신고를 막았다. 또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상처를 입히고, 요양보호사의 임금을 수년 동안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관련뉴스 [이슈in] 8년간 당한 지독한 성폭행… “그 사람은 목사도 아닙니다”)

박 목사의 소속 교단으로 파악된 예장합동은 장로교 교단 중 하나로 가장 교세가 크며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교단으로 평가받는다.

예장합동 소속 교회 목사 성폭력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인천새소망교회에서 목사 김모(35)씨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터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출처:예장합동 총회 홈페이지 캡처)
(출처:예장합동 총회 홈페이지 캡처)

아울러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단은 물론 지방 노회가 소속 목사들의 성범죄와 관련해서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현재 고소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본지가 소속 노회에 전화해 파악한 결과, 노회는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다”며 소속 목사의 범죄나 행적을 모르고 있었다.

최근 예장합동은 소속 목사의 성범죄로 논란이 커지자 부랴부랴 재발 방지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전국 소속 목사 대상으로 성 윤리 교육도 처음으로 실시했다.

하지만 교육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단적으로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총회회관에서 예장합동의 주최로 열린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두고 일각에선 사실상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기에는 어려운 교육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에 대처하는 내용은 있었지만 목사 스스로가 성폭력을 하지 않는 방법적인 내용에 대해선 비중이 적었다는 의견이다.

당시 목회자들의 참석률도 다소 저조했다. 목회자, 교인, 총회 직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 취지와 내용은 좋았지만, 강제성이 없어 목회자들 참여를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동료 목사들 사이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로교의 한 목사는 계속해서 목사 성폭력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목사에게 성경말씀이 없기 때문”이라며 “성경말씀이 그 속에 있다면 절대 범죄를 저지를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노회나 교단 내 다수 목사는 이러한 잘못에 대해 바로잡고자 하는 인식이 없고 형식적일 뿐”이라며 “교단 내 성폭력 교육기관도 만들고 전문 교육자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교단들 사정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회나 교단이 아닌 총회 차원에서 성폭력 목사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나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60대 목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미인가 시설에서 요양보호사와 3급 발달장애인을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사진은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미인가 시설 내부 모습. ⓒ천지일보 2019.4.23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60대 목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미인가 시설에서 요양보호사와 3급 발달장애인을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사진은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미인가 시설 내부 모습. ⓒ천지일보 2019.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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