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기념해 나란히 장검(긴 칼)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선물을 설명하며 장검을 칼집에서 빼 보여주는 모습.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기념해 나란히 장검(긴 칼)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선물을 설명하며 장검을 칼집에서 빼 보여주는 모습. (출처: 뉴시스)

푸틴 동전 주며 “악의 없단 의미”

무기 주고받으며 북러 우호 과시

[천지일보=이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첫 만남에서 검(劒)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북한이 비핵화와 제재 문제 등을 두고 미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전통적 우방인 북러가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 뒤 공식 연회를 앞두고 서로 준비해온 선물을 교환했다.

푸틴 대통령이 먼저 6개의 은색 컵 등으로 꾸려진 차 세트를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여행할 때 활용하기 좋은 차 세트”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에게 “최고사령관이시니까”라며 선물로 준비한 검을 직접 칼집에서 반쯤 빼 번쩍이는 날을 보여줬다.

푸틴 대통령은 테이블 위의 동전을 가리키면서 “위원장 동지께서 이 동전을 저에게 주시고 저는 이제 무기인 이 검을 위원장님께 선물로 드린다”고 말했다.

이후엔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 자신이 준비한 검을 선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검을 받으면서 앞서 김 위원장에게 건네받은 동전의 의미를 소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기념해 나란히 장검(긴 칼)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선물한 장검을 들어보이는 모습.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기념해 나란히 장검(긴 칼)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선물한 장검을 들어보이는 모습. (출처: 뉴시스)

그는 다른 동전을 김 위원장에 전달하며 “우리 풍습에 따라 칼을 들 땐 악의를 품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상대방에게) 돈을 주게 돼 있다”고 러시아의 관습을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크게 웃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내가 당신에 드리는 선물”이라며 “지금처럼 현대적인 무장이 없을 땐 옛날 장수들이 다 이런 장검을 소지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검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하고 있다”며 “당신을 지지하는 나와 우리 인민의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준비된 선물을 전달하고 설명을 마무리한 두 정상은 연회 헤드 테이블로 함께 이동했다.

푸틴 대통령은 만찬에 들어가기 앞서 짧은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선 북한 측에서 북미회담을 직접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남북회담을 정상화는데 기울이는 노력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북러 친선과 지역의 평화 안전보장을 위한 문제들, 공동의 국제적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북러 친선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나와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회엔 게살 샐러드, 만두, 사과 셔벗, 대구, 하바롭스크 소고기, 초콜릿 케이크 등이 메뉴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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