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감숙성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된 <왕오천축국전> 일부분. 한국인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은 프랑스에 소장돼오다 1283년만에 고국에 처음 공개된다.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책 발견된 둔황 석굴모형… 전시로 보는 실크로드 경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세계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한국인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과 중국의 신쟝ㆍ간쑤ㆍ닝샤 등 3개 성(省) 10여 개 박물관의 유물 220여 점이 한국을 찾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오는 18일부터 내년 4월 3일까지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왕오천축국전>은 한국인이 작성한 최초의 해외 여행기로, 세계 최고의 여행기 중 하나로 손꼽힌다.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ㆍ문화ㆍ경제ㆍ풍습 등을 알려주는 세계 유일한 기록으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더군다나 <왕오천축국전>은 727년 혜초에 의해 기록된 이후 128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특히 ‘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이라는 부제가 첨가된 이번 전시는 당시 혜초가 여행했던 길을 따라 파미르 고원 동쪽의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4부 구성을 갖출 예정이다.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문명 교류의 젖줄로, 이번 전시에서는 초원의 길, 오아시스길, 바닷길 등 실크로드의 3대 간선도로 가운데 중앙아시아 일대 여러 오아시스를 경유하는 루트를 중심으로 소개된다.

▲ 모형이 그대로 옮겨져 전시되는 17호굴의 중국감숙성 둔황 막고굴 내부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1부는 ‘실크로드의 도시들’이란 주제로 서역북도의 카슈가르ㆍ쿠차ㆍ투루판, 서역남도의 호탄ㆍ누란, 천산북로의 우무무치 등의 오아시스가 소개될 예정이다.

또한 2부는 ‘실크로드의 삶과 문화’라는 주제로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서역의 남로에 있는 호탄ㆍ니야ㆍ누란 등의 오아시스 도시와 서역북로, 천산북로 등 실크로드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한다.

‘둔황과 왕오천축국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3부 전시에서는 중국 서쪽 영토의 끝이자 서역이 시작되는 관문으로서 번영을 누린 둔황 막고굴의 유물 16점과 복제품 20점(벽화 17점 포함)이 함께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둔황 석굴 모형 2점(17호굴, 275호굴)을 통째로 옮겨와 전시함으로 둔황 막고굴의 웅장하고 화려한 예술세계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4부는 ‘길은 동쪽으로 이어진다’는 주제로 둔황에서 서안에 이르는 간쑤ㆍ닝샤 지역과 경주의 유물이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이 지역에는 중국문화를 기반로 하면서 흉노 등 유목민 전통도 강하게 남아 있는 독특한 성격의 문물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동의장행렬(도6)은 중국적인 전통인 반면 매머리장식(도7)은 흉노 등 유목민 사이에 유행하던 것이다. 감숙성 북쪽에 있는 닝샤에서 발견된 동로마 금화(도8)는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짐짓 알려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왕오천축국전> 및 최근 중국 실크로드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 위주의 이번 ‘실크로드와 둔황’전을 통해 해외 문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은 오는 18일 본 전시에 앞서 전날인 17일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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