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4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4

문희상·임이자 둘다 병원行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문제를 놓고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국회에서는 ‘성추행’ 공방까지 오갔다.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여야 4당이 모두 추인을 마친 패스트트랙 합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서였다.

의장실을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고성과 일부 몸싸움이 오가던 상황에서 문 의장이 의장실을 나가려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몸으로 막아서며 충돌했다.

30여분 간 대치를 벌이던 상황에서 문 의장은 경호원들의 보호로 의장실에서 나와 국회 의무실로 향해 응급 처지를 받았다. 이후 문 의장은 저혈당 쇼크와 탈진 증세로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대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대치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국당 임이자 의원도 수치심과 성적모멸감을 느꼈다며 병원으로 이동해 진료를 받았다.

이에 한국당은 오후 2시 30분께 ‘동료의원을 성추행한 문 의장 사퇴 촉구 결의’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임 의원이 사보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하자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복부를 두 손으로 접촉했다”고 말했다.

또 “임 의원이 ‘이러면 성희롱’이라고 강력 항의하자, (문 의장은) ‘이렇게 하면 되겠냐’며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 감싸고 어루만졌다”고 말했다.

오후 4시께에는 한국당 여성의원과 중앙여성위원회 위원들이 ‘문 의장의 동료의원 성추행 규탄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한국당 신보라 의원은 “문 의장을 상대로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접촉하고 양볼을 더듬었다”며 “(이를 두고 자해공갈을 주장하는) 국회 대변인은 사퇴해야 한다.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임 의원에 대한 문 의장의 신체접촉이 성희롱·성추행 해당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친 뒤 고소·고발까지 강행할 계획이다.

반면 문 의장 측은 불가피한 신체 접촉일 뿐 성추행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문 의장 측은 “밀치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이렇게 하는 것은 일종의 자해공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의장이 이동하는 데 임 의원이 정면으로 막아서 신체 접촉이 있었지만 이를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 대변인실은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실 항의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반발했다.

대변인실은 “(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사실상 감금 상태가 빚어졌다”며 “국회 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완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태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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