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오늘 새벽 열차로 러시아 향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새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오늘 새벽 열차로 러시아 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새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리용호·최선희 등 외무성, 향후 핵협상 주도 가능성↑

통전부, 대미외교에서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려울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가운데 그간 그림자 수행을 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방러 대표단에 빠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해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정상 간 외교와 대미외교 전반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러시아가 이번 북러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한반도 비핵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음에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리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며 “핵심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러 대표단에서 빠진 것이 앞으로 대남 라인의 핵협상 배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하노이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대미 핵협상에 깊이 개입했던 통전부에 물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같은 배경에서 북한은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대미 협상 라인에 대한 조직을 재정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회담 이후 북한이 대미외교와 협상 전반을 종전처럼 외무성이 주관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2기 권력 재편 직후 노동당 집무실에서 국무위원회 간부들과 찍은 사진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은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소파에 앉았으며, 그것도 서열 10위 내 김재룡 신임 총리와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의 옆에 앉아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반면 김영철 부장은 뒤 줄에 리수용(국제)·태종수(군수) 당 부위원장과 나란히 서 핵협상에서 한발 물러선 통전부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러에 외교 인사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두 사람만을 데리고 간 것은 외무성이 향후 핵 협상의 주역으로 다시 등판했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통전부가 남북 간 외교와 대미외교에서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남북정상회담과 고위급회담, 남북 간 물밑 대화 과정에서 통전부를 통해 북핵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했던 만큼, 핵 협상의 주역이 외무성으로 바뀌면 그만큼 핵문제에 대한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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