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전경.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 2017.12.29
고려대학교 전경.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 2017.12.29

지방대처럼 교과전형 30% 이상으로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고려대학교가 2021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3배가량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교육부의 ‘정시 확대’ 기조에서 벗어난 것으로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달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학생부교과전형(학교추천Ⅰ)을 30%로 늘리는 안을 담은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제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말한다. 일부 학교는 내신 100%를, 고려대는 2020학년도 기준으로 내신과 면접을 모두 본다.

고려대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10.5%(400명)를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고2 학생들이 지원하는 2021학년도 입시에서는 이 비율을 3배 가까이 늘리면서 1000명이 넘는 신입생을 내신 위주로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가 이처럼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대폭 늘린 것은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율을 30%로 확대하라는 교육부 방침을 피하면서도 지원금을 받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공론화를 거쳐 각 대학에 2022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했다. 또한 이를 유도하기 위해 정시 비중을 늘리지 않는 학교는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30% 이상이면 권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30%를 넘는 학교가 대부분 지방 대학으로 사실상 정시 확대의 ‘타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주요 대학이 정시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유도하고 나머지 대학은 차차 따라오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시비중이 30% 이하인 주요 대학은 2020학년도 기준으로 고려대(17%), 서울대(21%), 중앙대(24%), 이화여대(26%) 등이다.

하지만 고려대는 2022학년도까지 학생부교과전형을 30%로 유지하면 정시 비중을 30%까지 늘리지 않더라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고려대의 전형 변화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지난해 공론화를 통해 발표된 대입 개편안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려대가 제출한 전형 계획이 확정될 경우 고려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현재 고2 학생은 내신·면접·수능에서 모두 최상위권 점수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의 2021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 세부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내신에 면접도 보고 수능 최저기준까지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려대를 제외하고 2020학년도 기준 정시모집 비율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들도 2021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1∼2% 정도 늘리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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