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019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부활의 생명을 온 세계에-예수와 함께 민족과 함께’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보수진영뿐 아니라 개신교 진보진영에서도 연합예배에 함께 했다. 진보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축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019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부활의 생명을 온 세계에-예수와 함께 민족과 함께’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보수진영뿐 아니라 개신교 진보진영에서도 연합예배에 함께 했다. 진보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축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차별금지법‧낙태죄‧이슬람 등 민감 이슈에

보수색체 드러낸 ‘부활절 선언문’… “유감”

NCCK 인권센터 ‘반인권적 요소’ 철회 촉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가 올해 2019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발표된 선언문 내용에 대해 “반인권 요소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NCCK 인권센터는 연합예배가 열린 다음날인 22일 뒤늦게 성명을 냈다.

지난 21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함께 드려진 것으로 의미를 갖는 부활절연합예배는 화합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개신교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교단연합기구인 NCCK의 총무 이홍정 목사가 참석해 축사를 발표하는 등 구색을 맞췄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다 함께 선언문을 낭독하는 순서에서 논란이 예고됐다. 내용 때문이었다.

선언문에는 그간 한국교회 보수진영이 주장하던 입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낙태 허용, 독소조항을 그대로 둔 차별금지법 제정,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정책과 전통문화를 표방한 미신종교의 허용을 반대한다”고 단언했다.

낙태죄, 차별금지법 등은 교계 내에서도 각 단체 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회적 사안이어서 논란이 예상됐던 대목이다.

NCCK 인권센터는 성명을 통해 선언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소외된 이들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이웃종교의 문화를 존중할 것 ▲낙태죄 폐지를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볼 것 등을 요구했다.

인권센터는 “교회는 특정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차단할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수난당하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환대로 안내하는 공동체로 거듭나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선언문 시정을 촉구했다.

아울러 선언문에서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정책 반대’라고 명시한 데 대해서는 “종교 간 반목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이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교회가 먼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더욱 힘써 일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센터는 낙태죄 폐지 반대를 나타낸 선언문 내용에 대해서도 “교회는 그 동안 남성 중심의 위계질서 안에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온 지난 모습을 돌아보고, 여성의 관점에서 이 사안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확언했다.

마지막으로 인권센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만민을 사랑하시어서 차별하지 않으시고 환대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전하셨다”며 “우리는 ‘2019 선언문’에 명시된 반인권적 요소들이 철회돼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속히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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