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새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새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언론들은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이 북미 간 교착국면에서 이뤄지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후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비핵화와 제재해제를 맞바꾸는 ‘빅딜’ 원칙을 내세우는 중에 북러간 밀착은 미국으로서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북한으로선 중국과 함께 대표적인 우방인 러시아와 친분을 과시하며 협상력을 키울 수 있고 러시아 역시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비핵화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이해관계가 맞는 상황인 만큼, 대북 압박 전선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통신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교적으로 중대한 순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나선다며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실패 후 하나의 승리를 기록하기 위한 강한 열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점점 인내심을 잃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이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 제시할 요구사항에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문제 해결 및 인도적 지원 외에 무엇보다 경제 증진을 위한 유엔 대북제재 문제 해결이 담겨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 시점에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결정한 것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및 그 이후 교착상태에 대한 좌절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연대 의사를 공식 발표하거나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 압박 정책을 반박한다면 김 위원장으로선 ‘승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중심 접근 방식에 대해 반대를 표명해 왔고 미국의 역내 영향력을 낮추길 원한다”며 설령 푸틴 대통령이 북한 관련 정책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하지 않더라도 이번 회담은 푸틴 대통령에게는 ‘주요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압박을 받는 김 위원장으로서도 모든 옵션을 열어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김정은 정권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워싱턴 및 서울과의 외교에 있어 어려운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유엔 제재 완화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서 외국 지도자들과 잇따라 만나는 모습을 통해 개방성을 부각하고,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로 제재완화가 실패한 이후 다른 나라들의 지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 분석가들의 전언”이라고 이번 북러정상회담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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