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유의동 의원과 격론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유의동 의원과 격론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3

이언주 이어 집단탈당 가능성

표결처리 강행에 분열 가시화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바른미래당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 추인을 기점으로 극심한 ‘균열 위기’를 보이고 있다.

23일 1표 차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는 그간 결합을 이뤄내지 못한 당내 계파들의 누적된 갈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의안을 둘러싼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끝내 이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바른미래당내 계파는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민주평화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는 일부 호남 중진의원 등 3개로 나뉜 상황이다.

이날 오후 이언주 의원이 공식 탈당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당내 의원들의 집단탈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 내부에 이견이 있는데도 의총에서 상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집단탈당과 관련해 패스트트랙을 반대해온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특히 주목된다. 바른정당계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당의 의사결정도 이렇게 1표 차 표결로 해야 하는 현실에 굉장히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유 의원의 의미심장한 발언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탈당이나 도미노 탈당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이 추인되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과반 표결’ 처리를 강행한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그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의총 직후 SNS를 통해 “패스트트랙 추인 관련 표결을 3분의 2 동의로 할지, 과반 찬성으로 할지는 당무위원회 판단에 따르게 돼 있다”면서 “오늘 표결 처리는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계 일부 의원 중에서도 이날 합의안을 추인한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는 독일에 체류하는 안철수 전 의원의 ‘메신저’ 역할의 이태규 의원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철수계 대표 인사인 김철근 전 대변인도 “패스트트랙 추인은 원천 무효”라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는 원내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처리 방식과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진퇴 논란이 서로 복잡하게 맞물리면서 당내 리더십이 와해상태로까지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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