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민주당 김성곤의원이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폭력국회 상황을 연출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뜻에서 3000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주먹 혈투를 벌이던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TKO 패를 당했기 때문일까.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실신해서 실려 나갔다. “형님” “아우님” 부르던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서로 ‘끔찍한’ 사이가 돼버렸다.

의원님들 앉으시라고 막대한 세금으로 들여 놓은 의자는 바리케이드로 용도가 변경됐다. 국회 2층 민주당 사무실 앞에는 대략 30~40개 정도의 의자가 쌓여 있었다. 어찌나 촘촘히 쌓아 놓았는지 경이롭기까지 했다. 댐을 짓고 사는 ‘비버’가 생각났다.

본회의장 입구에 대치하고 있던 당직자들은 이미 이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실의 박형민 비서관은 코뼈가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져 2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발로 얼굴을 걷어찼단다. 이해는 된다. 처음부터 ‘벽’으로 사용됐으니까 ‘사고하는 힘’이 없었을 테지.

볼 장 다 봤으니 이젠 사과를 할 시간이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국민 앞에 3000배(拜)를 올렸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머리를 조아린다. “원인이 무엇이든 국민에게 죄송스럽다”고 했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유원일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하겠다며 사죄했다.

우리 국회의원들, 참 ‘사과’는 잘한다.

※ <사과는 잘해요>는 이기호 작가의 장편소설 제목이다. 작품에는 어수룩한 두 주인공이 나오는데 할 줄 아는 건 ‘사과’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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