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바른미래당 탈당 선언… “당원권 정지 때부터 결심했다”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3일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여기까지가 내 소임인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의원 총회 결과 선거제와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합의안이 추인된 직후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오늘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됐다”며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역사적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다. 당원권 정지라는 지도부의 꼼수로 인해 12대11이라는 표결결과가 나온데 대해 참담한 분노를 느낀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과 민주당이 2중대, 3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을 빌미로 손학규 지도부가 나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다”면서도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그 모든 수모를 감내해왔다”고 말했다.

또 여야 4당이 추인을 완료한 패스트트랙 합의안에 대해선 “현 우리 정치 여건에 비춰볼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제왕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한데, 이를 강력히 견제할 야당을 이중대, 삼중대로 사분오열로 만드는 비례대표 확대는 대통령의 전횡과 집권당의 폭주만을 가속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권와 비교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는 지금에 비하면 발 끝에도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훨씬 심각하다”며 “무엇보다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고 대한민국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문재인 정부의 폭거를 저지하는 것에 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입당 여부에는 “입당한다고 말한 적 없다”며 “총선 전에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이지 입당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 의원 일부의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그 분들의 생각을 들은 적은 있지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결심하면 할 것이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을 당적으로 해 경기 광명시을 지역구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2017년 4월에는 국민의당으로 옮겼고, 2018년 2월에는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했다.

이 의원은 이번 4.3 보궐선거 기간에 손학규 대표에게 “찌질하다”고 언급해 지난달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1년 정지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또 그는 지난 29일 “확실한 것은 총선 전에 (자유한국당과) 함께 한다”라고 말해 향후 자유한국당 입당 의지가 사실상 확인됐다는 보도가 이어진 바 있다. 만약 이 의원이 내년 총선 전에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한다면 진보 진영에서 보수 진영까지 두루 거친 의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