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가운데,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지난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17일 보도한 것. (출처: 뉴시스) 2019.04.17.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가운데,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지난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17일 보도한 것. (출처: 뉴시스) 2019.04.17.

中 이어 러시아 지원군 확보

자력갱생 경제협력 방안 논의

러, 한반도 영향력 확대 노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외교적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25일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러시아 언론 코메르산트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져왔지만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북한으로서는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러시아 대통령국 웹사이트) 2019.4.2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러시아 대통령국 웹사이트) 2019.4.23

러시아는 그간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북한 입장에선 한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이고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북한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지원이 절실하다.

더구나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 제재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 ‘단계적·동시적’ 주장에도 지지를 표명했다.

이처럼 북한은 중국의 도움만을 구하지 않고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을 견제하며 동시에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효과를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북제재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이번 러시아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정치·외교 분야뿐 아니라 경제·사회·문화 교류 등에서도 다양한 협력과 교류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는 북한이 자력갱생 경제발전을 선포한 만큼 외화벌이를 위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의 체류 문제 등 경제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러시아 하원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 지도부는 “자국의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은 러시아에 식량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러시아에 밀가루 10만톤을 요청했고 러시아는 5만톤을 약속하고 현재 실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러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교환을 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2일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면서 “남·북·러 3각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서 러시아도 노력했다”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으로 이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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