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BC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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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중계약 등 의혹 제기
조계사 “왜곡 보도 강력 대응”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가 템플스테이 공사를 하는 도중 ‘공사비를 부풀리기 위해’ 템플스테이관의 용도 변경과 함께 건립 과정에서 이중계약서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는 22일 조계사가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짓겠다며 거액의 정부 돈을 받아 놓고 엉뚱한 건물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건물의 입찰이나 공사비 집행 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여럿 발견됐다는 주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계종이 외국인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짓겠다면서 문체부에 보고한 금액은 모두 15억 5000만원으로, 이 중 13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정부가 템플스테이에 쓰라며 조계종에 주는 국고보조금은 매년 230억원에 달한다.

이에 조계사는 지난해 5월 A건설과 템플스테이 체험관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공사 입찰업체 3곳의 대표가 조계종이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황씨와 그의 아들, 사촌동생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MBC는 “조계사가 황 대표의 회사에 공사를 주기 위해 들러리 업체를 입찰에 참여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공사를 따낸 황 대표의 A건설은 종합 건설 면허가 없어 체험관을 지을 수 없는 업체였다고 MBC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C가 취재한 결과, 구청에 제출된 계약서를 보면 조계사가 계약한 건 A건설이 아닌 종합건설 면허가 있는 B건설로 돼 있었다.

금액도 12억 1000만원으로, 문체부에 보고한 금액보다 3억 4000만원이 적었다. 이와 관련 MBC는 “조계사가 공사비를 부풀리기 위해 보조금을 받아낼 때는 A건설을, 건축 허가를 받을 때는 면허가 있는 B건설을 내세워 이중 계약을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계사는 A건설과 맺은 15억 5000만원 짜리 계약서가 진짜고, B건설과 맺은 이 12억 1000만원짜리 계약서는 위조된 것이라며 해당 내용은 모르는 내용이라고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실제 공사를 맡았던 B건설 측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B건설 C이사는 “(조계사가)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모든 공사는 전체는 B건설 이름으로 했다. 첫째 관청에서도 그렇고 설계사무실도 B건설이 한 것을 감리, 감독도 다 알고 있고 조계사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출처: MBC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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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MBC는 당시 조계사가 정부에 제출한 설계도면을 보면 1층엔 템플스테이 홍보관, 2층엔 참선과 염색 등을 배우는 체험관, 3층엔 다도 체험관을 만든다고 했으나 실상은 엉뚱한 건물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설계도와는 달리 템플스테이 홍보관이라는 1층에서는 공양물품만 팔고 있었다. 참선 공간으로 사용할거라는 2층에는 사무집기만 있었으며 직원들의 사무실로 변경됐다. 다도 체험관이라는 3층에선 에스프레소 커피 기계와 테이블이 보였다고 MBC은 설명했다.

MBC는 이어 “도면에 있었던 지진 대비 보강 공사도 빼먹었었다”며 “대신 템플스테이에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는 대형 금고가 설치됐다”고 전했다.

뉴스 방영 직후 조계사 측은 “MBC가 보도한 부분은 명백한 ‘오보’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하며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교계에 찬물을 뿌리는 MBC의 의도적 왜곡보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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