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도로 주변 현무암 축석렬(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4.23
작업도로 주변 현무암 축석렬(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4.23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비무장지대 역곡천 건너편에서 중어성 추정 축석이 확인됐다.

23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비무장지대(DMZ) 유해발굴지역인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문화재 분포‧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무장지대 내에 다양한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현재까지 지뢰가 제거된 구간과 개설도로 주변을 대상으로 11명의 전문가들이 투입돼 고고유적 분야와 수목과 식생, 지질 등 자연문화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석렬 주변 수습 유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4.23
석렬 주변 수습 유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4.23

그 결과 비무장지대 내 역곡천 건너편에서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현무암 축석 등의 유적을 확인하고, 조선 전기 유물 1점과 고려~조선 시대 도기편 등을 수습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식생과 동물서식, 지질 등의 자연문화재를 조사하고 분석 표본들을 채취했다.

먼저 고고유적으로는 작업도로 인근에서 잔존길이 약 20m 정도의 3~5단으로 쌓은 현무암 석렬(石列)을 확인했다. 지뢰 위험으로 석렬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도로 측면에서 도기 조각과 구운흙(소토, 燒土) 등은 수습할 수 있었다.

특히 조선 전기(15세기 경)에 제작된 분청사기 계열의 대접 조각 1점도 확인했다. 이 도자기 조각은 죽절굽(竹節굽, 대마디굽)으로 거칠게 다듬었고 굽바닥에는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된 모래들이 붙어 있는 채로 확인됐다.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한 바탕흙(태토, 胎土)은 정선되지 않은 회백색이다.

고려~조선 시대의 도기 조각들도 함께 발견했다. 파수부(손잡이)가 결실된 검은색의 연질(軟質) 도기와 경질(硬質) 도기들이 확인됐는데, 대부분 물레를 사용해 제작했으며, 물로 손질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이밖에 작은 구운흙(소토, 燒土)도 수습했다.

화살머리고지를 에워싸고 흐르는 역곡천의 건너편 약 600m 지점에서 현무암으로 쌓은 축석(築石)구간을 육안으로 확인했는데, 유해발굴지역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 중어성으로 추정된다.

자연문화재 조사는 지형‧지질과 식생, 동물 서식흔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화살머리고지의 퇴적암상을 확인한 결과 편암과 운모편암 등 변성암류가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며, 역곡천과 땅의 경계 주변은 현무암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시험재료 조각(시편, 試片)들을 채집했으며, 추후 분석을 통해 이 일대의 지질분포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특히, 다수의 용암분리구조(lava segregation texture)가 잘 발달된 현무암을 발견했으며, 교육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반출 협의를 국방부 등과 진행할 예정이다.

화살머리고지 일대는 신갈나무와 갈참나무 숲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고, 중부 이북 고산성(高山性) 수목의 출현도 확인했다. 고라니 등 포유동물 흔적과 박새 등 9종의 조류도 확인했다. 특히 역곡천 수계(水界)는 수달의 서식 가능성이 매우 높아 앞으로 관찰 장비 설치를 통한 장기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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