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2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2

대통령 향해 김정은 대변인비판

보수 지지 노리나, 외연 확대엔 미지수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흐름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 결집과 외연 확대를 위한 노림수란 분석이 나오지만,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장외집회를 열고 “문 대통령은 경제 살릴 외교는 전혀 하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잡아넣고 아무리 큰 병에 시달려도 끝끝내 감옥에 가둬놓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며 “친문(친문재인) 무죄, 반문(반문재인) 유죄가 이 정권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라고 질타했다.

지난 2월 당 대표에 취임할 당시에만 하더라도 황 대표의 발언은 그렇게 강도가 세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격한 표현을 동원해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황 대표는 19일 주요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및 4.3 필승 선거대책회의에서도 “좌파 홍위병 정당을 국회에 대거 진입시키고, 이로 인해 좌파독재를 연장할 궁리만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 제로, 공공일자리 확대, 탈원전 등의 정책이 이들 집단의 카르텔을 지키기 위한 포퓰리즘”이라면서 “선거법 등 3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생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어둠의 야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황 대표가 발언의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보수 통합을 위한 구심점으로 서기 위한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당의 우경화 우려를 불식하면서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외연 확대 전략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달린다.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순례 의원에게 내린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쳤다는 비난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까지 꺼내는 등 당의 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민 10명 중 6명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반대 응답이 62.0%로 조사됐다.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34.4%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에서 90% 이상이 반대했고, 한국당 지지층에선 84.9%가 찬성했다. 중도층과 무당층에서는 60% 이상이 반대했다.

진수희 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황 대표는 ‘늘공’ 출신이다. 그냥 평생 공무원만 하신 분이 이제 야당 대표가 됐다”며 “그래서 야당 대표로서 앞으로 있을 총선에 대비해 뭔가 대여 투쟁력, 전투력을 장착하기 위한 방법론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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