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다음 달 선발대 보낼 계획”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안건 중 야당이 극렬하게 반대해온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동의안에 눈길이 간다. 이 법안은 내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 동안 특전사 130명을 UAE에 파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날 UAE 파병 동의안은 재석 157명에 찬성 149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처리됐다. 한나라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며 박희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앞세워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가결되기 직전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특히 심했다. 야당 의원 90여 명은 국회의장석을 에워싸고 “나라를 팔아먹겠다는 것이냐”면서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당초 이 법안에 대해 ‘원전수주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명목상은 UAE의 요청에 따라 교육훈련 및 연합훈련을 한다는 것이지만 원전수주와 파병 시점이 딱 들어맞으면서 야당이 대가성이라며 물고 늘어졌다.

한편 여론은 딱 잘라 UAE 파병을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 기조가 팽배해지면서 UAE 파병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나오게 됐다. 지난달 11일에도 김태영 전 국방장관이 “이번 파병안이 UAE에 대한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수출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회의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 같은 비난에도 일단 법안이 통과된 이상 정부와 여권은 특전사 파병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8일 군 당국은 다음 달 중에 130여 명의 특수전부대원을 파병할 계획이라고 밝혀 ‘뜸을 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파병을 지체할 경우 국민 여론이 악화돼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군과 정부 내에 배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견 부대는 다음 달 초 선발대를 보내고 중순께 본진을 파병할 예정이다. 숙영시설과 훈련장은 UAE 알 아인 지역에 있는 특수전학교 영내에 있다. 주 임무는 UAE군 특수전 부대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 및 연합훈련 실시다. 유사시에는 건설 현장의 한국인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주둔 기간은 총 2년이며, 내년 파병 예산은 13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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